사남면 초전마을 정월대보름 전통주 품평회 열어
전통방식 달집에 연 모양의 소원지 등 눈길

무술년 정월대보름을 맞아 지난 2일 사천지역에서는 120여 곳에서 크고 작은 달집이 타올랐다. 사천시 사남면 초전마을 앞 초전뜰에서는 낮부터 구수한 술 익은 냄새가 사람들을 유혹했다. 초전마을 청년회에서는 마을 내 10개 반에서 직접 빚은 전통술 품평회를 열었다. 어르신들은 한낮부터 뜨거운 국물을 반주 삼아 각자 빚은 술로 목을 축이며 봄기운을 온 몸으로 즐겼다.

가양주 품평회를 준비한 신철안 초전마을 청년회장은 “우리 마을에서는 정월대보름이면 전통주 품평회를 연다. 옛날에는 각자 집마다 특색 있는 술을 빚었고, 그 향기와 맛은 지금의 획일화된 것들과는 달랐다”며 “올해도 10개 반에서 정성스레 준비한 술을 내어 놓았다. 시상식도 하지만 무엇보다 마을주민 함께 웃고 즐기는 촉매제가 된 것이 기쁘다”고 말했다.

초전뜰 달집태우기 행사에 놀러온 구 모(사남면, 70)씨는 “입에 짝짝 달라붙는다. 요새 어딜 가서 이웃이 빚은 술을 맛보겠노. 차 막히고 사람에 치이는 큰 행사장과는 다른 재미가 있다”고 말했다.

초전마을 달집에 거는 소원지도 다른 지역과 달리 연으로 만들어 눈길을 끌었다. 마을의 평안과 가족의 건강을 비는 소원이 하늘에 닿기를 기원하듯 마을 주민들은 가족의 이름을 하나하나 적으며 가족의 평안을 써 내려갔다. 마을주민 원정숙(70)씨는 “식구의 건강 말고는 소원이 있나”고 말했다. 박명화(65)씨도 “아들 손주 건강을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고 했다. 김옥자(62)씨는 “가장 좋은 것이 가족이 무탈한 것 아이가”라며 환하게 웃었다.

사남농협 강득진 조합장은 “하루 동안 달집태우기 행사 16곳을 다녔지만 초전마을만큼 알차게 하는 곳은 드물다”며 “큰 규모의 달집태우기도 나름 의미가 있겠지만 마을 단위 이렇게 각자의 전통을 지켜가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저녁 6시30분이 되자 마을의 원로인 장지걸(87) 사남면 역사찾기위원장이 정월대보름의 유래와 풍습에 대해, 지역민과 청소년들에게 설명하며 달집 태우기 행사 서막을 알렸다. 저녁 7시께 초전마을 사람들은 달집에 불을 붙이며 한 해 평안을 기원했다. 아이들은 폭죽을 쏘며 모처럼의 저녁나들이의 흥취를 더했다. 전통방식으로 지어진 달집은 짚을 많이 넣어 오랜 시간 타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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