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첩 조작 사건 관련 언론 인터뷰 중 막말 논란
포털 실시간 검색어 한때 1위…SNS 비난여론
정의당·시민단체 “피해자 앞에 석고대죄” 촉구

▲ 여상규 국회의원.

사천남해하동 지역구를 둔 여상규 국회의원(자유한국당)이 간첩조작사건 관련 부적절한 발언으로 지난 28일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는 등 비난 여론에 직면했다.

SBS 시사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은 지난 27일 밤 방영된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 사라진 고문 가해자들’편에서 여 의원이 과거 간첩 고문 조작 사건의 1심 판사였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SBS <그알> 제작진은 이번 방송을 통해 고문조작 피해자들의 삶을 돌아보고, 고문 기술자와 그 배후를 추적했다.

1980년 안기부는 당시 서울시경 정보과에 근무하던 석달윤 씨를 고문수사하고 간첩으로 조작했다. 47일간 고문을 받고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석씨는 가석방으로 나올 때까지 18년간 억울한 옥살이를 했다. 석 씨는 재판과정에서 모진 고문과 협박에 못이겨 거짓자백을 했다고 진술했으나 무기징역형을 받았다. 석 씨는 2009년 1월께 재심을 통해 무죄를 확정 받았다. 석 씨는 SBS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판사들이 자신을 도와줄 것으로 믿었는데 도와주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이에 SBS 측은 당시 석 씨의 무기징역을 선고했던 1심 판사였던 여상규 의원을 인터뷰했다. 여 의원은 방송 인터뷰에서 석달윤 씨를 아느냐고 질문하자, “재판을 한두 번 하는 것도 아니고 매주 한  열 건 정도씩 하니 1년 이상 된 거는 기억할 수 없다”고 답했다.

▲ SBS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 화면 캡쳐(출처= SBS)

이어 SBS제작진이 “1심 판결로 한 분의 삶이 망가졌다. 책임감을 느끼지 않느냐”고 질문하자 여상규 의원은 “웃기고 앉아있네. 이 양반 정말”이라고 말하고, 전화를 끊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각종 포털과 SNS에서는 비난여론이 들끓었다.

이날 이후 여 의원의 페이스북과 블로그 계정에 항의 댓글과 함께,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 여 의원의 사과와 처벌을 촉구하는 글이 쇄도하고 있다.
 

▲ 청와대 청원 게시판

정의당 사천지역위원회는 29일 논평을 내고 “여상규 국회의원은 피해자와 역사 앞에 석고대죄하라”고 주장했다.

정의당 측은 “여 의원은 군사독재시절 자신이 판결한 간첩조작사건에 대한 생각과 피해자에 대한 입장을 묻는 기자에게 ‘웃기고 앉아있네’라는 어처구니없는 막발을 내뱉었다”며 “이런 사람이 우리 지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이라는 것이 부끄럽다. 지역민과 국민 앞에 사죄하고 국회의원직도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하동참여자치연대도 이날 성명을 통해 “피해자에게 무릎을 꿇고 사과를 해도 모자랄 판에 국민을 모독하는 여상규 의원은 더 이상 국회의원의 자격이 없다”고 주장하며 “헌법을 유린하고 인권을 말살하고도 적반하장인 여상규는 더 이상 주민 대표로서의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뉴스사천에서는 여 의원의 정확한 입장을 듣기 위해 전화통화를 시도했으나 연결되지 않았다. 여 의원실에서는  “이번 일로 많은 전화를 받고 있다”며 “악의적인 인터뷰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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