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구경 시인 ‘국수 닮은 이야기’ 시집 펴내
현실 투시와 농익은 서정의 특별한 하모니

▲ ‘국수를 닮은 이야기’ 시집 표지

“멸치 몇 마리로 국물을 내 / 국수를 말아 먹는다 // 국수 속엔 국수를 닮은 이야기가 있고 / 그 사람들이 있고 / 그 사람들의 그 사람들이 거듭 얽혀 있다 // 국수, 짧고 긴 생명의 이야기(후략)”-「짧은 시는 어렵다」 중에서

사천시 가천보건진료소장으로 근무하다 퇴직한 박구경 시인이 최근 세 번째 시집 ‘국수를 닮은 이야기’(도서출판 애지, 2017)를 펴냈다.

박구경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 ‘삶의 눈물’과 ‘허기’를 통찰하고, 현실을 직조하는 감각과 서정을 곡진하면서도 간결하게 풀어놓았다.

박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 「전쟁이나 평화적인 것」, 「평화」, 「이라크 학동(學童)들에게」 등 시편들을 통해 무거운 주제에 짓눌리지 않고 아주 사소한 것에서 시적 담화를 이끌어냈다.

또한 「대숲에 흰 눈이 내리면」, 「응시」, 「김해 김씨 울 엄마 창순이」, 「닭이 울기 한참 전에」, 「눈물바다」 등의 사모곡과 가족 간의 정담과 애잔한 이별을 노래했다.

해설을 쓴 박시교 시인은 “현실투시와 농익은 서정ㅡ이중주의 하모니”라고 이번 시집의 주제를 요약했다. 그는 “박구경 시인은 분명한 자기 목소리를 가짐으로써 마침내 명창의 반열에 오른 소리꾼과 같다”고 평했다.

▲ 박구경 시인.

강형철 시인은 추천글을 통해 “박구경 시인의 시는 극단적인 개인주의가 대세인 세상에서 공동체의 대의와 구현해야할 정의를 숙성된 시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러한 시는 현란한 말들의 무분별한 조합 속에서 탄생하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실천의 삶을 매개로 숙성되는 것임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오늘 우리 시단에 보여주는 한 전범”이라며 “오늘 우리는 깊고 정겹되 선연한 아름다움을 겸비한 시집을 만나게 됐다”고 덧붙였다.

한편, 박구경 시인은 1996년 문단활동을 시작했으며, 시집으로는 ‘진료소가 있는 풍경’, ‘기차가 들어왔으면 좋겠다’ 등이 있다. 지난 2015년 한국작가회의 경남지회 제1회 ‘경남작가상’을 수상한 바 있다.

저작권자 © 뉴스사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