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2.13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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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재생으로 삼천포항 다시 불 밝히려면?[기획 취재] 사천의 도시재생 어떻게 할까?
③ 도시재생 첫걸음 떼는 사천시
하병주 기자  |  into@news40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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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1.21  16:2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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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시재생사업이 불꺼진 삼천포항에 다시 환한 불을 밝힐 수 있을까. 사천시가 마련한 2개의 도시재생 뉴딜정책 사업이 정부의 마지막 심사 관문을 앞두고 있다.

도시의 급속한 성장과 신시가지 중심 개발에 밀려 쇠락해진 원도심. 여기에 활력을 다시 불어넣으려는 시도가 도시재생사업이란 이름으로 진행되고 있다. 문재인 정부 들어 이에 대한 지원을 크게 늘린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전국의 모든 지자체들이 이 사업을 더 주목하는 분위기다. 사천시도 예외가 아니다. 그러나 도시재생이 그리 쉽지만은 않음이 먼저 시도하고 있는 지자체들 경험에서 드러나고 있다. 이에 뉴스사천은 다른 지자체의 앞선 노력을 살피고 사천에 알맞은 도시재생사업의 방향을 모색해본다.   - 편집자 주

앞선 보도에서 소개한 경북 영주시와 광주 동구청 등 도시재생 선도지역의 경우 2014년에 선정돼 올해까지 사업이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는 행정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 특히 광주광역시의 경우 도시재생국을 두어 도시의 기본 방향을 도시재생에 맞췄다. 광주시 산하 모든 구청이 도시재생과를 두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에 비해 사천시는 2015년이 되어서야 도시과 안에 도시재생담당을 둔 정도니, 타 지자체보다 앞서나간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도시재생에 있어 시점보다는 관점이 훨씬 더 중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인식이다. 산업화에 이은 도시화 과정에서 도시는 그저 개발의 관점으로만 바라봤을 뿐이다. 그만큼 재생의 눈으로 도시를 바라보기가 쉽지 않거나 낯선 일이란 얘기다.

그렇다면 사천시는 재생의 눈으로 도시를 바라볼 준비가 얼마나 되어 있을까?

사천시가 지역주민과 도시재생을 주제로 본격적으로 만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10월, 도시재생 주민대학을 열면서 부터다. 당시엔 2017년 도시재생사업 공모에 신청하려는 뜻이 있었으나 지난해부터 이어진 탄핵정국과 잇따른 대통령선거 등으로 사업 선정 절차가 한참 늦어졌다. 사천시로선 어쩌면 시간을 더 번 셈이었고, 이는 주민들이 도시재생을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됐다.

시는 14개 읍면동 가운데 도시재생 우선 사업지로 동지역을 택했다. 수산업이 활황을 띠던 시기에는 삼천포항을 기점으로 도심이 활기찼으나 지금은 예전에 비해 힘을 많이 잃었다는 판단에서다. 여기에 내년에 정상 가동될 사천케이블카로 인해 관광객 유입이 예상되는 만큼 체계적인 대책 마련의 뜻도 실었다. 이와 함께 경상대 도시공학과 안재락 교수를 도시재생사업 총괄계획가로 선정해 도시재생의 전체 지휘를 맡겼다.

1년 가까운 준비 끝에 지난 10월 25일 3개의 사업계획을 경남도와 국토부에 제출했다. 그 결과 11월 20일 현재, 삼천포 구항(동서동)을 중심으로 중심시가지형사업이, 삼천포중앙시장(선구·동서금동)을 중심으로 일반근린형사업이 1차 심사를 통과한 상태다. 굴항을 중심무대(대방동)로 한 우리동네살리기사업은 아쉽게도 1차 관문을 통과하지 못했다.

삼천포 구항 프로젝트
‘바다마실, 삼천포愛(애) 빠지다’

   
▲ 동서지구 도시재생협의회 김학록 위원장(왼쪽)과 용궁시장상인회 권정모 회장이 의논하는 모습.

삼천포 구항은 1900년대 초 일제 개항지로 시작해 1990년 무렵까지는 수산업의 활황을 바탕으로 꾸준히 성장했다. 그에 따라 도심이 성장한 것은 당연한 이치. 그러나 어업환경이 바뀌고 통합사천시 출범에 이은 삼천포시청사의 이전·폐쇄 등이 맞물리면서 ‘불 꺼진 항구’라는 오명이 따라 다녔다.

이에 최근 주민들이 “항구에 다시 불을 밝히자”며 뭉쳤다. 여기에는 용궁시장상인회, 서부전통시장상인회, 각종 어업단체 대표자, 그 외 동서동 일반 주민들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동서지구 도시재생협의회를 구성해 평소 소통의 도구로 삼고 있다.

동서지구의 도시재생 기본 목표는 <삼천포 구항 프로젝트 ‘바다마실, 삼천포愛(애) 빠지다’>이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삼천포항 주변을 걷기에 매력적인 곳으로 꾸며 다시 활기를 불어넣자는 취지다. 내용을 간단히 소개하면, 등대-방파제-구항 내만을 따라 걷기 좋은 길을 만들고, 전통 어시장의 활성화를 꾀한다. 동서공원 뒤 마을의 주택에는 시설지원을 통해 민박촌을 조성하고, 관광자원형 마을기업을 만들어 사회적경제를 창출한다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동서지구도시재생협의회 김학록 위원장은 “100년 만에 찾아온 기회를 잘 살려서 옛 영광을 되찾자는 주민들의 기대가 크다”며 주민들의 반응을 전했다.

선구·동서금의 열린 공유 공간
플랫폼’ 허브 조성

   
▲ 선구·동서금지구 도시재생협의회 김경숙 위원장(맨 오른쪽)과 위원들이 사업에 관해 얘기하고 있다.

선구동과 동서금동도 삼천포항과 함께 성장한,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도심이다. 특히 100년을 훨씬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삼천포초등학교가 바로 이곳에 자리 잡고 있다. 그리고 삼천포중앙시장 또한 이에 못지않은 역사를 지닌 채 삼천포 지역민들과 희로애락을 함께해 왔다.

그러나 “예전엔 미아가 생길 정도로 사람이 붐볐던 곳인데, 지금은 한산하기 그지없다”는 게 중앙시장 상인들의 증언이다. 어떤 이는 “지난 몇 년간 용궁수산시장이 시설 현대화와 함께 문화관광형시장 육성사업으로 새롭게 변모한 것도 쇠락의 원인”이라고 말한다. 그만큼 중앙시장 역시 탈바꿈해야 한다는 인식과 의지가 쌓여 있는 셈이다.

선구·동서금지구 도시재생사업을 살짝 엿보자면, 중앙시장에 복합문화광장과 태양광발전설비를 갖춘 문화형 주차장 조성이 눈에 띈다. ‘갈대샘’을 활용한 카페를 협동조합 방식으로 운영하겠다는 얘기도 솔깃하다. 특히 해녀 협동조합을 만들어 지역주민 경제 활성화에 기여한다는 대목은 앞으로 어떤 결과를 만들지 기대감을 갖게 한다.

선구·동서금지구 도시재생협의회 김경숙 위원장은 “삼천포초교의 경우 한때 폐교가 거론될 만큼 도심공동화가 심각하다. 구성원들이 연세가 많은 한계가 있지만 그럴수록 도시재생이 필요한 곳”이라 말하고, “초등학교와 시장을 살리는 두 마리 토끼를 쫓는 전략”이라고 소개했다.

늦었지만 늦은 게 아니다

앞에서 소개한 두 재생사업이 정부의 도시재생 뉴딜정책 지원 대상에 선정될지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 오는 24일 2차 종합평가를 받은 뒤 12월 중순께 결과가 판가름 난다. 여기서 좋은 결과를 얻어 정부와 지자체로부터 300억 또는 200억 원의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겠다. 하지만 그 반대의 경우라도 도시재생을 포기해선 안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자 앞선 영주시와 광주광역시에서의 배움이다.

이도선 영주시도시재생지원센터장은 “우리가 도시재생에서 이만큼이라도 주목받는 이유는 지원사업 훨씬 이전부터 다른 프로젝트를 통해 도시 가꾸기를 해왔기 때문”이라며 “행정과 주민 모두가 일정한 훈련이 돼 있었다”고 설명했다.

광주광역시 동구도시재생지원센터 관계자도 “도시재생 선도지역인 동구에 비해 다른 구 도시재생 활동이 활발한 데는, 오히려 늦게 출발하면서 주민들이 학습할 기회가 더 많았던 것도 한 이유”라며, 지원금보다는 행정과 주민의 사전 준비가 더 중요함을 역설했다.
따라서 이번 도시재생 뉴딜정책에서 사천의 두 후보지가 선정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설령 뜻대로 되지 않는다고 해서 너무 낙담할 필요도 없다. 오히려 주민들 스스로 삶의 터전을 더 이해하는 시간을 갖고, 아주 작은 일이라도 주민들끼리 도모해 그 결과를 이뤄낸다면, 이는 향후 더 큰 성과를 이루는 지름길일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광주시 남구청 사례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그곳의 경우 정부의 도시재생지원사업과 무관하게 동별로 주민협의체를 구성해 크고 작은 일을 벌인다. ‘알고 토론하고 정리하는’ 과정을 거치며 마을 고유의 색깔을 찾아내고, 그에 걸맞은 사업을 진행한다. 이 과정에 갈등이라도 생기면 마을분쟁해결센터에서 조정 역할을 한다. 무엇보다 그 과정을 주민 스스로 해나가면서 주민자치의 힘을 기르고 있다는 게 놀랍다.

사천시 도시재생 총괄계획가인 안재락 교수의 지적도 이와 비슷하다.

“도시개발은 시설을 만드는 등 외연 확장을 지향하는 반면 도시재생은 가진 자원을 업그레이드 하는 일이다. 그러니 도시를 보는 관점이 아예 다르다. 어느 지자체든 관련 공무원이든 주민이든, 이런 관점에 익숙지가 않다. 패러다임을 바꿔야 하고, 그만큼 조직 체계와 인적 구성 등 세부적인 준비과정을 거쳐야 한다. 사천의 경우 준비가 짧았음에도 이만큼 온 것은 행정과 주민들의 열망이 그만큼 컸기 때문이다. 끝까지 잘 해서 좋은 결과가 나오길 바란다. 설령 좋지 않은 결과라 해도 더 잘하기 위한 준비시간을 가졌다 생각하고 꾸준할 필요가 있다.”

※본 취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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