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면 18일 대산마을서 고려현종대왕제 연다
제례봉행·부자상봉길 걷기대회·주민화합대잔치

▲ 오는 18일 정동면 대산마을에서 고려현종대왕제가 열린다. 사진은 지난해 행사 모습. (사진=뉴스사천DB)

고려현종 부자상봉축제에서 이름을 바꾼 2017 고려현종대왕제가 18일 오전 9시30분부터 사천시 정동면 대산마을 일원에서 열린다.

이 축제는 고려 제8대 임금 현종이 유년시절을 보낸 정동면 대산마을 소재 ‘배방사’와 지금의 사남면 능화마을로 유배되어 살던 그의 아버지 욱(안종)과의 부자간 만남을 재조명하기 위해 3년 전부터 열리고 있다.

고려현종대왕제 추진위원회(위원장 이관우)는 이날 사천에서 어린 시절을 난 고려 현종의 덕을 기리는 저례를 봉행하고, 부자상봉길 걷기대회를 연다. 정동면민들은 대산마을에서 옛 배방사지를 돌아 다시 행사장까지 돌아오는 4km 구간의 부자상봉길을 걸으며 가을 정취를 만끽할 예정이다. 추진위는 행사에 참가한 면민들을 위해 중식을 제공하고, 오후 3시까지 주민 화합의 장을 열 예정이다.
 
이관우 추진위원장은 “역사적 고증을 바탕으로 부자상봉 벽화관람과 부자상봉길 걷기대회, 특히 우리고장 특산물인 단감 홍보 행사 등 더욱 내실 있는 축제로 거듭날 수 있도록 준비했다”며 “많은 분들이 함께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사천시는 고려 현종에 얽힌 역사적 사실을 널리 알리기 위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 중에 있다. 부자간 비운의 상봉 고갯길인 고자봉과 안종능지, 배방사지를 잇는 총 10km 구간에 고려현종 부자상봉길을 조성하고 있다. 현재 스토리 안내판, 마을 표지석, 고자봉 정자, 포토존, 벽화 등을 설치한 상태다.

시는 고려 현종이 유년시절 머물렀다는 배방사지를 복원 종합정비하고 사천시 역사교육 장소 활용은 물론 부자상봉길과 연계한 역사관광상품으로 개발하는 계획이다. 이에 ‘배방사지 종합정비계획 수립 용역’도 진행하고 있다.

사천의 대표 극단 장자번덕도 최근 가무악극 ‘와룡산의 작은뱀’ 공연을 사천시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 무대에 올렸다. 공민왕이 호출한 고려 현종 이야기를 중심으로, 지역의 역사와 문화, 인물을 자연스레 녹여냈다. 

올해 5월 22일 사남면 능화마을에서는 제1회 귀룡제와 함께하는 능화마을 큰잔치를 열기도 했었다. 고려 현종의 아버지 안종(왕욱)의 묘를 능화마을(귀룡동)에서 개경으로 이장한 지 1000년이 되는 해의 의미를 살린 것. 능화마을에서는 ‘안종이 품은 능화봉, 천년의 숨결을 잇다’라는 주제로 안종(왕욱) 추모제례를 봉행하고, 주민화합 한마당을 열었다.

현종과 사천의 인연은?

고려 8대 왕 현종의 아버지 왕욱(王郁)이 5대 왕 경종이 세상을 떠난 뒤 그의 비 헌정왕후와 사통한 죄로 사천으로 유배 온 사건이 있었다. 출산 과정에서 왕후가 죽자 6대 왕 성종은 욱의 아들 순(詢)을 아버지가 있는 사천으로 보낸다. 하지만 아비와 아들을 서로 떨어져 있게 했다.

아비는 귀룡동에 아들은 배방사에 머물렀다. 왕욱은 아들을 만나기 위해 5년째 왕복했다. 그리고 돌아갈 땐 꼭 산마루에서 멀리 아들이 있는 배방사를 바라보며 눈물지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그 고갯마루를 고자치(顧子峙)라 부르고 고개 아랫마을을 고자실이라 불렀다. 고자치는 정동면 고자실(지금의 학촌)마을과 사남면 능화마을을 잇는다. 사천시사에는 귀룡동이 사남면 화전리나 우천리, 배방사는 정동면 장산리에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불행히도 왕욱은 오래지 않아 세상을 떠났다. 하지만 그의 지극정성이 하늘에 닿았는지 아들 순은 8대 왕(현종)에 오르게 된다. 현종은 그가 어린 시절을 보냈던 사천현을 격상시켜 사주(泗州)라 이름지었고, 이로 인해 사천은 ‘풍패지향(豊沛之鄕, 왕조의 본향)’이란 별칭을 얻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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