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는 사천]<한톨의 밀알>

▲ 「한 톨의 밀알」응구기 와 티옹오 지음 / 은행나무 / 2016

문학을 읽는 데에 노벨상 수상 여부는 중요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해마다 우리나라 시인 고은· 무라카미 하루키 등과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는, 우리에게도 정겹고 친근한 이름인 응구기의 작품을 소개하고 싶다.

현대 아프리카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중 한 사람인 응구기 와 티옹오는 1938년 당시 영국의 식민지였던 케냐에서 태어났다.

이 소설은 케냐가 막 독립한 1963년 오랜 투쟁 끝에 쟁취한 독립을 기점으로, 독립에 이르기까지 케냐의 민중이 겪어야 했던 험난한 삶의 여정을 보여준다. 그렇다고 정치적 구호를 부르짖거나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소설은 역사와 정치의 소용돌이에 휘말린 개개인의 삶과 고통·각각의 실존적인 고뇌를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다. 특히 뭄비와 그녀의 남편이 되는 기코뇨, 그들이 부부가 되고나서까지 그녀를 포기하지 못하는 카란자의 사랑 이야기는 특히 드라마틱하다. 소설을 관통하는 미스터리인 키이카를 배신한 자가 누구인지 추적하는 것 또한 이 책의 재미 중 하나다.

우리에게 아프리카 문학은 상대적으로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생소하게 느껴 쉽게 시도해보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소설의 모티브는 우리에게 익숙하고 고전적이다. 뿐만 아니라 계속해서 다음 이야기를 쫓게 하는 흡입력도 있다. 또 배경이나 등장인물에서 오는 문화는 차이는 오히려 색다른 것을 접하는데서 오는 기쁨을 준다.
 
현재 우리가 아프리카를 바라보는 시선이 서구에서의 것을 차용해 왔다는 점에서도 아프리카에 편견을 가지고 있지 않았을까 싶다. 아프리카를 바라보는 잘못된 시선을 교정하고, 문학이나 세계관을 넓히기 위해서라도 이 작품을 꼭 한번 읽어보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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