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1.19 일
교육송창섭의 배우며 가르치며
가을 나들이 '떠나자'송창섭의 배우며 가르치며
송창섭 삼천포여고 교장 / 시인  |  webmaster@news40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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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0.20  10: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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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창섭 삼천포여고 교장 / 시인

떠나는 건 설레는 것입니다. 살면서 가끔씩은 설렐 필요가 있지요. 설렘이 없다면 삶이 너무 밋밋하거나 단조롭습니다. 되풀이하는 일상사에서 일탈을 꿈꾸는 것은 새로운 삶에 대한 갈구이지 사치나 허영 따위가 아닙니다. 떠나는 건 낯선 시작을 의미하며 언젠가 다시 떠난 자리로 되돌아왔을 때 그 땐 이미 자신은 예전의 자신이 아님을 깨닫게 되지요. 굳이 깨달음이 아니어도 좋습니다. 지금껏 지낸 온 자신 바깥의 영역에 발을 내밀고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세계로 몸과 마음을 내맡겨 보세요. 예측할 수 없는 엉뚱함과 돌발 상황 속에서 놀라며 느끼고, 충격 속에서 감동하는 전혀 다른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테니까.

  이 아름답고 경건한 가을을 보며 마음이 설레고 가슴이 떨리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요. 목석이라면 모르겠지만 말이지요. 그렇다면 가족이나 친우끼리 또는 어떤 모임에서든 어디론지 떠나는 객기를 한번 부려 봅시다. 너무 세부적으로 치밀하게 계획을 세우면 실현 가능성이 적습니다. 상황은 언제든 어디서든 수시로 바뀔 수 있으니까요. 무작정 짐을 챙겨 길로 나서 봅니다. 어디를 갈 건지 대략 밑그림을 그린다면 효율성 면에서 더 낫겠지요. 하지만 이마저도 무시한다 해서 뭐 나쁠 건 없지 않습니까. 까짓것 부딪쳐 보는 겁니다. 천방지축도 아무나 할 수 있는 건 아니니까요.

여행이라고 하면 뭔가 짜임새가 있고 비용도 꽤 들며 유익한 경험을 하여 타인에게 자랑거리로 내세울 만한 가치를 지닌 행위처럼 여깁니다. 그냥 가방 하나 달랑 메고 떠나는 것도 여행입니다. 단순히 떠나기라고 해도 문제가 될 건 없겠지요. 사람의 마음이 어디에 닿아 있느냐에 따라 값어치는 큰 편차를 드러냅니다. 겉모습만을 보고 오느냐, 내면의 깊이까지 읽고 오느냐 하는 점은 관심과 애정의 무게에 따라 전혀 다르듯이 말입니다.

차나 자전거를 타고 가도 좋고요. 아니면 걸어서 가는 것도 괜찮습니다. 아, 그런데 자전거나 도보 여행은 개인 상황에 따라 다소 다름이 있겠군요. 이런 말 혹시 들어보셨나요. ‘한국 사람은 가슴이 떨릴 때는 가만있다가 다리가 떨릴 때 여행을 한다.’ 어른을 모시거나 자식들 뒷바라지한다고 고생을 하고는, 이제 허리를 펼 만한 때가 되어 어디 한번 가 보려고 하니 다리가 예전 같지 않습니다. 가슴이 떨릴 때는 생활에 얽매여 못 가고, 형편이 좀 나아져 다니려 하니 몸과 다리가 말을 듣지 않는다는 딱한 처지의 자화상을 대변한 말이 아닐까요. 요즘 젊은 친구들이야 자유분방하게 사니까 크게 상관은 없겠지만, 50대 이후의 세대들에겐 실로 마음이 아픈 안타까운 얘기입니다.

그래도 어쩌겠습니까. 시간은 자꾸만 흘러갑니다. 젊은이와 어울리면 젊어진다고 하니, 용기를 내어 행장을 차려 봅니다. 나이를 들먹이지 마라, 여행에 무슨 나이가 있어, 이런 말로 위안을 삼으며 부풀고 설레는 가슴을 안고, 이 가을날 미지의 세계로 몸과 마음을 훌쩍 맡겨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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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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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자~~
아.. 이 글을 읽으니 왠지 나에게 하는 말 같다. 재지 말고 따지지 말고, 그냥 떠나라고. 그래, 이번 주말 그냥 떠나보는거야. 어디가될지 몰라도... 그냥 떠나자~~~~~
(2017-10-26 11:2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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