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1.19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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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KAI 위기는 ‘외형성장’ 욕심 탓”[하병주가 만난 사람] ⑪ 정해주 KAI 전 사장
하병주 기자  |  into@news40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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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0.17  13:2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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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사장에겐 직원들 사기 진작·대외 신뢰도 회복 주문
“하 사장 책임 있어…새 사장 중심으로 분위기 추슬러야”
“민수부문 해외 일감 따야 안정 성장…미래는 긍정적”
“어떤 어려움이 있을 때 이를 극복해야 능력이 확인되는 것”

   
정해주 KAI 전 사장.

검찰의 방산비리 수사로 힘든 한 해를 보내고 있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 그러나 1999년 항공3사의 통합으로 거듭난 이후부터 수년간 이어진 ‘만성적자와 높은 부채비율의 늪’ 시기를 떠올리는 KAI 임직원들은 “그래도 그때보단 낫지”라고 말하곤 한다.

그리고 당시 위기의 중심에서 흔들리지 않고 뚝심 있게 미래 성장의 발판을 다져준 정해주(75) 전 사장에게 감사와 경의를 표하는 일도 잊지 않는다. 심지어 이번 검찰 수사 사태에서도 ‘정해주 사장이 다시 돌아와 준다면…’ 하고 기대를 모으는 이가 적지 않다.

하지만 현실은 김조원 신임사장 내정. 공교롭게도 김 신임사장 내정자는 경남과학기술대학교 총장을 지냈던 정 전 사장의 후임 총장 출신이다. 그래서 김 신임사장 내정 소식에 “유능하고 좋은 사람”이라며 후배를 치켜세웠던 정 전 사장의 생각이 궁금하다. 그는 오늘의 KAI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지금은 대관령풍력주식회사 대표를 맡고 있는 그를 10월 12일 그의 사무실에서 만났다.


#요즘 근황이 어떠신지?
=신재생에너지 사업이 국가적으로도 의미 있다고 생각해서 지인의 일을 3년째 돕고 있어요. 하지만 여기도 어려움이 많네요(웃음). 주 2회쯤 골프 치면서 건강 챙기고, 짬이 좀 나면 회고록도 쓰면서 시간 보냅니다.

#KAI가 처한 지금 상황, 어떻게 보고 있는지요?
=안타깝죠. 한때는 좀비기업으로 불릴 만큼 상황이 안 좋았지만, 3년간 임금동결 등 임직원들의 피 나는 헌신으로 이만큼 성장했어요. 제가 몸 담았던 4년 가까운 시간이 전혀 아깝지 않을 정도로 좋은 회사죠. 그런데 지금은 심각한 비리기업처럼 돼 있으니 제 마음도 영 안 좋습니다.

#무엇이 가장 문제였을까요? 반성할 점은?
=외형성장을 너무 많이 하다 보니 조금 자만하지 않았나 생각해요. 실속보다 외형이 커졌죠. 좀 천천히 가도 되는데, 욕심이 앞섰던 겁니다. 이유가 연임이었는지 뭔지 잘 모르지만, 어쨌든 과욕이 부른 참사예요. 하(하성용) 사장의 잘못이라고 봐야죠.

#그렇다면 새 사장이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일은 뭘까요?
=크게 세 가지죠. 첫째는 분식회계 등 의심 받고 있는 것들에 대한 수습입니다. 취임 전 일어난 일이지만 잘 풀어야 하고요. 둘째는 내부 결속. 특히 직원들의 사기가 땅에 떨어졌다고 들었어요. 잘 나가던 회사가 하루아침에 비리기업처럼 돼버렸으니 그럴 만도 하죠. 우수 직원들이 많은데, 사기부터 올려줘야 해요. 셋째는 신뢰도 회복입니다. 해외 고객들은 물론이고 정부와 국민들의 신뢰도 다시 얻어야 해요.

   
KAI 사천 본사 전경

#그밖에 KAI를 위해 도움말을 준다면?
=KAI는 항공 종합 메이커예요. 잠재력이 대단합니다. 그러니 이 위기만 잘 돌파하면 앞날은 긍정적입니다. 새 사장을 중심으로 분위기를 빨리 추스르고 앞을 보고 가야죠. 현재 능력에 맞춰 ‘스텝 바이 스텝’ 안착해 나가야 합니다. 그리고 미국 고등훈련기 사업이 잘 되면 좋겠지만 그게 아니라도 해외수주 활동을 열심히 해야 해요. 군수가 단속적이라면 민수는 지속적이어서 안정적이죠. 에어버스, 보잉 등 해외 민수분야 일감을 더 많이 가져와야 합니다.

#혹시 KAI나 새 사장을 위해 더 적극적인 자문역할을 할 수도 있는지?
=(손을 저으며)아이고, 그건 안 돼요. 그냥 전화로 물어 오면 대답해 주는 정도로 해야지, 직함을 맡거나 할 순 없어요. 얼마 전에도 전화가 와서 아는 대로 이야기 해줬죠. 그 정도 하면 되지 뭐.

그는 인터뷰를 하는 동안 KAI를 향한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KAI의 미래 또한 매우 밝게 전망하면서 김조원 신임사장 내정자에게도 신뢰를 보냈다. 그러면서 “어떤 어려움이 있을 때 이를 극복해야 능력이 확인되는 것”이라는 의미심장한 한 마디를 덧붙였다. 위기에 놓인 KAI와 새 수장을 맡는 신임사장이 스스로 어려움을 이겨내길 기대한다는 뜻으로 읽혔다.

이날 정 전 사장은 그가 재임할 당시의 ‘KAI 위기극복 이야기’도 자세히 들려줬다. 부채비율이 800%에 이를 만큼 악화된 재무구조를 딛고 어떻게 흑자기업으로 전환할 수 있었는지, 그 과정에 숨은 여러 가지 이야기들은 다음 주 ‘2017 경남사천항공우주엑스포’ 특집호에서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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