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2.12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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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진주 애들을 곤명으로 오게 해야죠”[하병주가 만난 사람] ⑩ 곤명중학교 노정임 교장
하병주 기자  |  into@news40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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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9.27  10:3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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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명인 학생을 70명으로”…넘치는 자신감 ‘눈길’
공모교장 경험 살려 “‘부모품 자연학교’ 만들겠다”
“통폐합 반대…학교는 지역문화 중심지로 꼭 필요”

 

   
▲ 곤명중학교 전경.

곤명중학교. 사천의 최북단, 곤명면에 있는 사립중학교다. 2017년 기준으로 전체 학생수가 13명에 불과할 만큼 작은 학교다. 폐교를 걱정하는 상황을 맞은 지 이미 오래지만 재단인 연세학원(이사장 연점이)은 최근 새로운 도전에 들어갔다. 9월부터 초빙형 공모교장을 임명해 ‘학교 살리기’에 나선 것이다. 도교육청이 추진하는 서부3개면(곤양․곤명․서포) 중․고교의 적정규모학교 통폐합 논의와 반대 방향의 길을 택한 셈이다. 과연 곤명중의 홀로서기는 성공할 수 있을 것인가? 9월 21일 오후, 변화의 중심에 있는 노정임(58) 학교장을 만나 그 가능성을 엿보았다.

#세 번째 공모교장을 맡다

노정임 교장은 독특한 이력을 지녔다. 2009년, 합천여고 평교사로 지내다 합천 초계중에 공모제 교장으로 취임했다. 사립학교 여성 평교사가 공립학교 교장에 취임했다는 점에서 상당한 이목을 끈 바 있다. 이어 2013년엔 사립인 함양 안의중의 공모제 교장을 맡는다. 이 학교에 있는 동안 삼성스마트스쿨 당선, 거점별 우수중학교 사업 선정, 기숙사 개관 등 굵직한 성과를 남겼다.

그러니 곤명중은 그가 공모교장으로서 세 번째 맡는 학교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다. 학생 13명에 교사 8명으로 교사 1인당 학생수 1.6명, 학급당 학생수 4.3명, 학교장 포함 전체 교직원 12명. 학생과 교직원 숫자가 엇비슷한 이 상황을 어찌 벗어날 것인지가 그의 큰 과제다.

이를 두고 지역사회 일각에서는 “차라리 (학교)문을 닫아야 한다”는 노골적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그러나 노 교장의 생각은 달랐다.

“저는 소규모학교 통폐합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농어촌의 경우 1개 면에 1개 중학교 정도는 있어야 한다고 봐요. 무형의 문화가 자리 잡은 곳이 학교죠. 따라서 지역의 문화중심지로서도 꼭 필요합니다. 반대로 엄청난 예산 들여서 통합한 학교가 성과를 내고 있던가요? 학교를 경제논리로 통폐합 하는 건 분명 적절치 않습니다.”

노 교장은 말을 이렇게 했지만 곤명중이 적절한 학생수를 확보해야 한다는 데는 토를 달지 않았다.
“그렇다고 학생 없는 학교가 무슨 소용이겠습니까? 최소한은 있어야죠. 임기가 끝나는 2021년까지 학생 70명을 채우는 게 목표예요.”

#“학부모는 전자 센서처럼 민감”

   
▲ 노정임 곤명중학교 교장.

그의 목표는 분명했다. 그러나 70명이면 지금보다 5배가 더 넘는 수치 아닌가. 이것이 어찌 가능할까 궁금했다.

“곤명초등학교에 학년 당 10명 정도씩은 있는 걸로 압니다. 이들 중 상당수가 진주나 타지 학교로 가는 셈인데, 이들부터 챙겨야죠. 학부모는 전자장치의 센서와도 같아서 아주 작은 것 하나에도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지금까지 곤명의 아이들이 진주로 빠져나갔다면, 반대로 진주 아이들을 곤명으로 오게 해야죠. 꼭 그렇게 할 겁니다.”

역발상이다. 진주로 빠져나가는 아이들을 붙잡음은 물론이요, 오히려 진주 아이들을 곤명으로 끌어들이겠다는! 그러나 그것이 말처럼 쉽지는 않을 터다. 노 교장이 학부모의 마음을 붙잡을 묘책은 무엇일까. 그는 ‘부모품 자연학교’를 내세웠다.

“남해의 상주중학교, 합천의 대병중학교.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이런 학교들이 우리와 같은 어려움에 처해 있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달라졌죠. 8~9년 전부터 교사와 재단이 합심해 변화를 이끌었고, 지역민들까지 호응하면서 일종의 대안학교처럼 된 겁니다. 우리 학교도 못할 일이 아니라고 봐요. 자연환경이 좋은 이곳에서 부모 같은 마음으로 아이들을 가르치면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요?”

노정임 교장은 학교를 바꾸는 가장 큰 요인으로 교사를 꼽았다.

“교육은 결국 사람이 하는 거잖아요. 그러니 교사가 바뀌면 학생도 바뀔 수 있어요. 무엇보다 교육과정이 중요합니다. 늘 하던 것에서 벗어나 공모사업에도 도전하고, 체험 프로그램도 새로운 걸 발굴해야죠. 예를 들어, 이번 교육과정설명회에 참석한 학부모들이 방과 후 시간 활용에 어려움을 호소했는데, 내년부터 해결해드릴 겁니다. 학교에서 저녁밥도 먹이고 야간 공부방도 운영해서 농사일에 바쁜 부모들 걱정을 덜어 드려야죠. 필요 경비는 어떻게든 만들어 봐야죠.”

#곤명중, 활기 되찾을 수 있을까

이 대목에서 그의 교육 스타일을 조금은 읽을 수 있겠다. 새로운 교육프로그램에 도전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재단과 동창회, 지역사회의 호응과 참여를 이끌어내는 식이다. 결국 그는 동문들과 지역민들이 거의 일치한다는 점에서 ‘지역사회와의 교류’를 강조하고 있다.

“일본에서 학생 1명을 위해 몇 년 동안이나 기차를 운행했다는 이야기가 감동을 준 적 있습니다. 교육의 책임이 학교에만 있지 않고 마을과 지역사회가 함께 가져갈 문제임을 잘 보여준 사롑니다. 학교도 지역민을 위해 뭔가 기여해야 함은 당연하죠. 일종의 평생교육기관 같은 기능이랄까. 문해학교 유치를 통해 글을 모르는 분들을 가르치고 초등학교 졸업장을 받게 하는 일도 가능한 일입니다.”

노정임 교장은 인터뷰를 하는 내내 막힘이 없었다. 지난 8년간의 공모교장 경험을 통한 자신감으로 보였다. 그러나 일부 지역사회 또는 교육계 안팎이 “잘 되겠어?” 하는 의구심과 불신을 보내는 현실에서 그가 자신의 의지를 제대로 증명해 보일 지는 미지수다.

그의 바람대로 4년 뒤 곤명중학교는 진주 쪽 아이들까지 오고 싶어 하는 그런 매력적인 학교로 거듭날 것인가. 작은 학교의 몰락을 원치 않는 이들의 염원이 담긴, 그러나 결코 쉽지 않은 도전이 사천 곤명에서 시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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