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삼문학관 활성화 방안을 찾아서 ①경주 동리목월문학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서정시인 박재삼의 시정신을 기리는 박재삼문학관이 사천시 노산공원에 2008년 개관했다. 하지만 10년이 가까이 되는 현재까지 별다른 활성화 방안을 찾지 못한 채 오늘에 이르고 있다. 전국의 100여 곳에 지역 출신 작가를 기리는 문학관이 있다. 일부 문학관 혹은 문학촌은 지역의 명소이자 지역을 주제로 한 문학창작의 산실이 되고 있다. 다른 지역 문학관의 운영 사례와 활동 등을 돌아보면서 박재삼 문학관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동리목월문학관 전경.

#김동리 박목월 문학을 알리다

지난 8월 말 문예창작대학 운영 등으로 이름이 높은 경주시 동리목월문학관을 찾았다.

경주 동리목월문학관은 한국문단의 거봉 김동리(1913-1995), 박목월(1915-1978) 선생의 문학적 위업을 기리고 생애를 재조명하기 위해 지난 2006년 3월 개관했다. 경주시 토함산 중턱에 지어져 불국사와 인접해 있으며, 경주의 문학적 관광자원으로 자리를 톡톡히 하고 있다. 지난 10년간 (사)동리목월기념사업회가 위탁운영해왔으며, 최근 (사)한국문인협회 경주지부(지부장 김형섭)가 새로운 위탁기관으로 선정돼 새로운 도약을 모색하고 있다.
 

▲ 문학관 전시설 모습.

동리목월 문학관은 8,030㎡(2429평) 부지에 연면적 1386㎡(420평) 지하1층, 지상1층의 건물로 구성돼 있다. 건물내에는 전시실, 수장고, 세미나실, 강의실 등을 갖추고 있다. 전시실은 동리문학관과 목월문학관으로 구분돼 있다. 유물과 유품은 자필원고(200점), 책상(2점), 의복(23점)을 전시하고 있으며, 도서 시집 3000권,소설 1만 권,수필 2500권, 기타도서 4500권도 함께 소장하고 있다.

문학관에 따르면, 매년 유료 관람객 2만5000명, 무료 관람객 1만 명 등 3만5000여 명이 문학관을 찾고 있다. 입장료 수입은 연 1200만 원 정도다. 문학관에서는 방문객들에게 문턱을 낮추고 편안하게 관람할 수 있도록 최대한 동선을 배려했다고 밝혔다.

#문예창작대학 등단 등용문 역할

동리목월문학관이 타지역 문학관과 차별화되는 점은 동리목월창작대학 운영에 있다.

동리목월문학관에서 2007년 시작한 동리목월창작대학은 그동안 1500여 명이 수료생을 배출했다. 매년 서울지역 신문부터 지방지까지 다양한 신춘문예 당선되면서 전국의 문학지망생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연간 120~140여 명이 문예창작 수업을 듣기 위해 경주를 찾고 있다. 수강생 가운데 경주지역민 비율은 30%가 채 되지 않는다고 문학관 측은 밝혔다. 문예대학은 동리기초반, 동리소설반, 동리수필반, 목월기초반, 목월연구반, 목월심화반 등 6개 반으로 구성돼 수준별 교육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 10년간 27명이 신춘문예에 당선됐으며, 매년 30명 이상 전국문예대전 및 신인상 수상 성과를 내기도 했다.

문학관 측은 “매년 신춘문예 당선자들 배출하는 등 성과를 거두면서 전국 문학지망생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며 “매주 서울과 경주를 오가며 수업을 듣는 분들도 있다. 타지역 문학 지망생들이 이곳에서 수업을 받으며 자신의 지역에 동리목월문학관을 알리고 있다”고 소개했다.

#타문학관과 차별성은?

동리목월문학관은 문학 자체만이 아니라 역사와 문화전반에 연결되는 문학관이 되어야 한다는 취지에서 건립됐다. 문학관은 전시기능을 비롯해서・사상・교육・음악・미술・역사・관광・홍보・문예진흥 등 다양한 기능을 갖추는 것이 목표였다.

이에 동리목월문학심포지엄과 함께 동리목월 백일장을 포함한‘동리목월 문학제’를 매년 개최하고 있다. 찾아가는 시낭송회, 문예창작대학 여름 강좌, 저명문인 초청 ‘문학특강’, 해외문학기행, 종합 계간문예지 동리목월 발간, 동리목월문학상 개최 등을 통해 김동리 선생과 박목월 선생의 업적을 기리고 있다. 지난해 동리목월문학상’ 수상자로는 동리문학상에 이순원 소설가, 목월문학상에 문인수 시인이 선정됐다.
 

▲ 동리목월 문학 심포지엄 자료사진. (동리목월문학관 제공)

동리목월백일장은 매년 전국에서 온 약 1000여 명의 학생들과 일반인들이 참석해 글쏨씨를 뽐내고 있다. 문학관 인근에 불국사가 있어 지역 관광활성화에도 기여하고 있다. 또한‘동리목월문학심포지엄’은 김동리, 박목월선생 외 한국저명 문인들의 작품과 문학세계를 살펴보는 행사로 치러지고 있다. 경주를 대표하는 두 문인의 문학적 업적을 기리는 한편, 한국 문학과 학문・예술의 진흥을 모색하는 행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문예창작대학 여름캠프는 동리목월의 작품 소재지를 찾아가는 문학기행 등으로 진행돼 두 문인의 문학세계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이 외에도 동리목월문학관은 2013년도부터 매년 터키의 이스탄불과 한국을 오가면서 한・터문학심포지엄을 개최하고 있다. 문학관에서는 계간 종합문예지 <동리목월>을 25호까지 발간해 문학관 홍보와 함께 지역 문인들의 글을 전국에 알리고 있다.

여기에 문학관의 부설로 ‘신라를 빛낸 인물관’과 ‘아사달아사녀 사랑탑’ 도 신라에 대한 교육과 관광 유치에 이바지하고 있다.

#“지역역사문화 전반과 연결되어야”

동리목월문학관 개관 때부터 실무를 맡았던 박지원 관리국장은 “문학관은 그 지역의 문화와 예술의 위상을 높이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며 “문학관의 중심은 전시기능이지만, 문예창작교육 기능, 문예 진흥, 홍보, 관광객 유치, 지역민들의 생활을 보다 아름답고 즐겁게 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새로운 기획과 도전으로 시민과 국민들에게 가까이 가는 문학관, 호흡을 함께 하는 문학관이 될 때, 문학관은 활성화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박지원 관리국장.

그는 “전국 대부분의 문학관이 열악한 실정에 있지만 중요한 것은 여러 일을 기획하고 실무를 책임질 사람”이면서 “문학관 활성화를 위해서는 직원들의 급여와 복지수준도 중요하다. 결국 일은 사람이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문학관 활성화를 위해서는 타 지역 문학관과의 차별성을 가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문학 자체만이 아니라 지역의 역사와 문화전반과 연결되는 문학관이 되어야 성공할 수 있다. 지역의 대표적인 장소와 문인의 문학을 연계시킨 스토리텔링도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본 취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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