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1.19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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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생적 한계 <살인자의 기억법>배선한의 이야기
배선한 객원기자  |  rabiqu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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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9.13  09:3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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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포스터.

17년 전의 교통사고로 뇌손상을 입고 알츠하이머에 시달리면서 본의 아니게 은퇴(?)를 하게 된 연쇄살인범, 사라져가는 기억을 붙잡기 위해 일기와 보이스레코더를 동원하지만 그리 만족스럽진 않다. 그러던 중 눈앞에 자신이 아닌 또 다른 연쇄살인범이 등장을 하고 무엇보다 자신의 소중한 딸이 위험에 처했다. 자, 어떻게 이 위기를 극복해야 하는가.

마치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메멘토>를 연상케 하는 <살인자의 기억법>은 최근에 가장 잘 나가는 김영하 작가의 동명의 소설이 원작이다. 대체로 원작이 있는 영화는 태생적 한계에 봉착할 수밖에 없다. 똑같이 만들거나 각색하거나, 선택의 폭이 무척이나 좁다. 가장 쉬운 방법은 원작을 스크린에 그대로 구현해 내는 것이지만 소설과 영화는 화법과 문법이 아예 다르다보니 100% 만족감을 주긴 불가능하다. (그래서 박찬욱 감독처럼 원작의 설정만 차용해서 재해석하기도 한다)

일단 <살인자의 기억법>은 어지간한 건 원작을 그대로 가져와 스크린에 심었다. 심지어 유머코드까지 옮겨왔으니, 소설 <살인자의 기억법>의 독자들은 문장을 통한 상상이 아니라 눈으로 볼 수 있게 구현해냈을 것이라고 오해할 수 있겠다만 영화 <살인자의 기억법>에는 반전이 있다. 아무래도 이 반전이 호불호가 갈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영화는 소설의 핵심을 완전히 부정해버리는 것이니 말이다.

사색의 여지를 남기던 원작의 주제는 어디로 가고 화려한 액션스릴러가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니 소설 독자의 입장에서는 아쉬울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영화를 잘 못 만들었냐고 한다면 그건 아니다. 각각의 장르에서 최선을 다한 건 분명하니까. 특히 마지막 대결씬은 무술감독 출신인 원신연 감독의 장기가 멋지게 드러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다른 소재와 설정을 한국식 신파와 액션으로 매조지할 수밖에 없었냐는 한숨은 어쩔 수 없다.

흔히 원작보다 나은 영화는 없다고 말한다. 물론 예외는 있으나 그 예외사항에 <살인자의 기억법>이 포함되지는 않는다. 재창작자로서의 감독도 그 정도의 욕심을 부리지 않았을 것이다. 관객은 그저 독특한 소재의 스릴러에 만족하면 그만이다. 이러나저러나 배우 설경구의 연기는 가히 천의무봉이다. 덧붙여 배우 설현은 아이돌 출신 치곤 연기가 괜찮았다는 것이지 잘한다는 결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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