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는 사천] <오늘의 민수>

▲ 「오늘의 민수」김혜정 지음 / 문학과 지성사 / 2017

‘민수’라는 같은 이름을 가진 62세 철부지 노인 ‘김민수’와 일찍 철이 든 애어른 15세 ‘주민수’의 만남을 통해, 세대와 나이를 뛰어넘는 특별한 우정을 흥미롭게 그려내고 있다.

고집불통, 안하무인이지만 일에서만큼은 프로이며 세계적인 애니메이션 감독인 노인 ‘김민수’ 앞에 상냥하고 다정한 모범생 열다섯 소년 ‘주민수.’ 가 나타 났다. 민수가 김 감독의 영화를 불법 다운 받아 본 것이 저자권법에 걸려 감당하기 힘든 벌금을 내게 됐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고소를 취하하는 조건으로 집에서 심부름을 제안하면서 두 민수의 특별한 여름이 시작 된다.

이들은 처음에 반세기에 가까운 나이 차이 만큼 공감대라고는 찾아보기 힘들었지만, 어느덧 서로의 일상을 공유하며 서서히 가까워진다. 특히 애니메이션 감독인 노인 김민수와 만화가를 꿈꾸는 소년 주민수의 공통 관심사가 ‘만화’ 라는 것도 주요한 계기가 된다.

같은 이름, 그러나 전혀 다른 느낌의 두 ‘민수’의 만남과 우정, 갈등을 과장되지 않은 일상의 이야기 속에 흡인력 있게 녹여내며, 이를 통해 ‘성장’의 의미를 생각하게 한다. ‘성장’은 나이와는 별개로 내면이 한 걸음 나아가는 일이기에, 청소년뿐 아니라 성인들에게도 현재진행형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어른아이 할 것 없이 모두에게 주어진 바로 ‘오늘’의 생각과 사건 속에서, 두 ‘민수’는 원하는 것을 이루거나 새로운 것을 깨닫고 마음의 변화를 경험한다.

나이와 세대를 뛰어넘는 두 ‘민수’의 이야기를 통해 서로 성장한다는 것의 의미와 입장 차이를 어떻게 받아들이면 좋을지 고민할수 있을 것이다.

또, 마음을 열고 감정을 공유할 때 비로소 진정한 우정을 쌓을 수 있고, 그것이 서로를 성장시킬 수 있음을, 너무도 다른, 그러면서 동시에 둘도 없이 닮은꼴인 이 노인과 소년의 만남을 통해 확인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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