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긴급 원포인트 임시회 본회의 개최 합의
사안 긴박성 강조했으나 내부 갈등 노출…문구 조율

▲ KAI본사 1층 로비에 전시된 수리온 헬기 모형.

최근 검찰의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방산비리 수사와 관련해, 사천시의회가 대정부 건의문 채택을 위한 원포인트 임시회 개최를 논의하고 있어 지역사회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시의원간 대정부 건의안 문구와 일부 표현을 두고 이견이 있었으나 최근 가까스로 문구 조율에 들어갔다. 임시회는 빠르면 16일 오전 개최될 전망이다.

지난달 사천읍지역 12개 사회단체가 주축이 된 KAI 정상화를 위한 사천시민대책위원회(위원장 오승환)와 KAI노동조합(위원장 류재선)이 기자회견을 열고, KAI 경영진 총사퇴와 새 사장 조속 임명 등 KAI 정상화 촉구 기자회견을 개최한 바 있다. 이 자리에서 대책위 측은 사천시의회의 협조를 구했다.

이종범(자유한국당·나선거구) 부의장이 대표발의한 KAI 정상화 촉구 대정부 건의문은 지난 7일 시의회 사무국에 접수됐다. 이 결의안은 △조속한 KAI 정상화 △항공MRO단지 조기 지정 △미국공군고등훈련기(APT) 사업 수주에 만전을 기할 것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이 결의안 발의에는 박종권(무소속·라선거구) 산업건설위원장과 최용석(더불어민주당·가선거구) 시의원을 제외한 10명의 시의원이 동참했다.

하지만 이종범 의원이 발의한 건의문에 대해, 박종권 시의원은 “방산비리 수사는 국가적인 일이며, KAI를 정상화시키는 과정”이라며 “APT는 국가간 해결해야할 과제다. 발전소 건의안 문제처럼 또 다른 논란에 휩싸일 수 있다. MRO촉구는 이미 결의안 낸 적 있지 않나”고 지적했다. 최용석 시의원도 건의문 제목이 ‘KAI 정상화 촉구’는 적절치 않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일부 시의원들은 “KAI 사장 선임 전에 임시회를 개최해야 결의안이 의미가 있다”며 사안의 긴박함을 주장했다. 하지만 “KAI 사장 임명과 관련한 일정 등이 아직 유동적인 사항이어서 긴박하게 직권 상정할 필요가 있냐”는 반대 의견도 나왔다.

발전소 대정부 건의문에 이어 KAI 관련 건의문 역시 논란의 중심에 서면서 시의회는 지역사회 따가운 시선과 마주했다. 쇼셜미디어와 언론사 기사 댓글에서는 시의원들의 행태를 지적하는 포스팅이 잇따랐다.

결국 사천시의회는 10일 오전 10시께 의장실에서 원포인트 임시회 개최를 논의하기 위한 의장단 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간담회에는 박종권 산업건설위원장을 제외한 한대식 의장, 이종범 부의장, 윤형근 행정위원장, 정철용 의회운영위원장이 참석했다. 의장단은 14일 의회운영위를 거쳐, 16일께 제214회 임시회 본회의를 열어 결의안을 상정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한대식 의장은 “결의안의 일부 내용 때문에 동참하지 않은 의원이 있다면 몇몇 문구를 수정해서라도 전체 의원이 함께 하는 안을 만들어 정부에 촉구하고 싶다. 일부가 빠진다면 정부에서 어떻게 보겠냐”며 “모든 시의원의 의견이 하나로 모아지지 않는다면 기존 결의안을 가지고 16일께 본회의에 상정할 예정이다. 항공산업과 KAI를 걱정하는 시민들의 목소리를 긴박하고 강력하게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날 의장단 회의는 오전 10시부터 50여 분간 비공개로 진행됐다. 결의안을 본회의에 바로 상정해 통과시키는 원포인트 본회의와 상임위 검토를 거치는 방안을 두고 일부 의원간 고성이 오가는 설전이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사안의 시급성을 강조하는 의견이 있는 반면, 이번 결의안 채택이 뒷북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시의회는 일부 이견이 있는 표현을 수정하는 방향에 전원이 참여하는 방향으로 논의를 계속하고 있다. 현재로선 제목을 ‘KAI 정상화 촉구 건의문’ 표현 대신 ‘항공산업 발전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건의문’으로 변경하고, 일부 문국를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 중에 있다. 사안의 시급성을 강조하며 10일 개최하려던 임시회 일정은 일주일 가량 미뤄졌다.

최용석 시의원은 “현 정권은 KAI를 정상화시키는 수술을 하고 있는 것”이라며 “정상화 촉구 문구는 맞지 않다는 의견을 전했다. 검찰수사는 명백하고 공정하게 진행하되, 대한민국 미래성장 동력인 항공산업 발전을 위해 조속히 마무리되어야 한다고 당부하고 싶다”고 말했다.

시의회는 KAI 관련 대정부 건의문 문구를 다듬어 16일 임시회 본회의에 상정할 예정이지만, 건의문 추진 과정에서 불협화음을 드러내는 등 내부 갈등을 노출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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