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 향한 안타까움 커져
“새 사장이 빨리 오기를”
의심 받는 검찰 수사

▲ KAI 본사 전경.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 대한 검찰 수사가 전방위로 확대된 가운데 분식회계 의심까지 사면서 사태가 커지고 있다. 지역사회는 신속한 수사와 새 사장 취임을 갈구하는 분위기다.

KAI에 대한 두 차례 압수수색을 진행했던 검찰은 지난 2일 “분식회계 정황을 포착하고 조사 중에 있다”고 밝히며 KAI를 재차 압박했다. 특정업체 일감 몰아주기 등으로 비자금을 조성하고 횡령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검찰이 주요 피의자인 손아무개 씨의 신병 확보에 실패하며 속도가 늦어지는 상황에서 새로운 혐의를 추가한 셈이다.

분식회계란 기업이 자산이나 이익, 부채 등을 부풀리거나 줄임으로써 재무상태를 고의로 조작하는 것으로 자칫 상장이 폐지될 수도 있을 만큼 중대한 범죄행위다.

이에 대해 KAI 측은 “제품 생산과 개발에 시간이 많이 걸리고 회계 구분에 모호함이 있어 오해할 수 있으나 분식회계에는 해당하지 않는다”며 적극 방어했다. 그럼에도 금융권은 KAI의 모든 여‧수신을 동결하는 강력한 조치를 취한다고 10일 밝혔다.

이에 하성용 사장 사임 이후 새 사장 취임으로 적당한 선에서 방산비리 수사가 종결될 것으로 기대했던 KAI 직원들과 사천 지역민들은 더욱 당황하는 모습이다. 분식회계가 조금이라도 인정될 경우 이후 상당기간 국가나 관급 입찰에 아예 참여할 수 없게 되어 경영에 치명타를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분식회계 의혹 여파는 벌써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이번 달 직원 급여에서 각종 수당이 제외된 데 이어 외주업체들에는 어음으로 결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맞고 있다. KAI 협력사 한 관계자는 “외주업체들이 다 영세해서 이런 상황이 몇 달만 가도 심각한 타격에 이를 것”이라며 걱정했다.

상황이 더욱 심각해지자 KAI 직원들은 물론 지역민들도 “분식회계까지 가선 안 된다” “새 사장 취임으로 현 상황이 빨리 수습돼야 한다” 등으로 입을 모으고 있다. 일각에선 “8월 말이면 새 사장이 선임될 것”이라는 기대 섞인 목소리가 있지만 “더 늦어질 것”이란 부정적 전망도 없지 않다.

한편, 검찰을 향한 의구심은 더욱 커지고 있다. 지금까지 제기된 혐의 중 대부분이 이미 2년 전 재기된 것의 재탕이거나 변죽에 가깝다고 보는 까닭이다. 최근 구속 여부로 관심을 끌었던 KAI의 전직 윤아무개 전무와 전 협력업체 D사의 황아무개 대표 등도 하성용 전 사장과 대립적인 위치에 있었던 터라 하 전 사장의 혐의 입증과는 별개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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