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는 사천] <사랑의 생애>

▲ 「사랑의 생애」이승우 지음 / 예담 / 2017

사랑은 당신과 나 사이로 들어와 자기 생애를 살아간다. 그 생애가 연애의 기간이다. 그리고 우리는 도저히 사랑을 이길 수 없다.

대산문학상·현대문학상·황순원문학상·동인문학상 등을 수상했고, 르 클레지오가 한국 작가 중에서 노벨문학상 수상 가능성이 가장 높은 작가로 격찬 한 작가, 이승우가 5년 만에 장편소설 『사랑의 생애』를 출간했다.

몇 년 전 자기를 좋아했던 선희를 내쳤던 형배는 결혼식장에서 우연히 그녀를 다시 만나게 되고, 갑자기 그녀에게 사랑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그녀에게는 이미 남자친구가 있다. 왜 하필 지금, 그녀를 사랑하게 됐을까?

이 작품은 오랫동안 사랑에 관한 단상들을 메모해온 작가가 인간에게 가장 내밀하고도 원초적인, 그러나 또 그만큼 낯설고도 모순적인 사랑에 대해 깊이 사색하고 탐구한 내용들을 담고 있다.

사랑에 대한 일반적인 담론과 등장인물의 연애가 분리되어 있지 않고, 내러티브가 중요하다는 점에서 에세이를 읽는 것 같기도 하다. 작가의 초기 작품부터 눈에 띄었던 이어달리기를 하는듯한 집요한 중문이 이 작품에서 생각의 궤적이 되어 나타난다.

누구나 사랑을 했고, 사랑을 하고, 또 할 것이지만 이에 대해 깊게 사유하고 근원적으로 탐구 해본 적이 있던가. 누구에게나 사랑은 비껴갈 수 없는 주제이기에 한번쯤 사랑에 대해 깊게 고찰해 볼 필요가 있기에 이 책을 권하고 싶다.

인물이 얽어내는 사랑 이야기와 이에 대한 논평자인 화자로써의 소설가가 따로 있는 작품들에 대해 더 말해볼 수 있겠다. 소설과 무거운 에세이의 중간 지점의 지적인 소설 밀란 쿤데라의『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과 쿤데라의 영향을 받은 또 한명의 영국 작가, 알랭 드 보통의 『왜 나는 너를 사랑 하는가』또한 주제를 확장해 볼 수 있는 책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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