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선한의 영화이야기

▲ 영화 포스터.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에서 굉장히 반가운 캐릭터가 합류를 했다. 집나갔던 탕아가 집에 돌아오듯이, 재정상태 불안으로 SONY Pictures에 팔려갔던 스파이더맨이 마블로 복귀한 것이다. 저간의 사정이 복잡한 관계로 완전한 복귀는 아니지만 그게 어딘가. 이제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arvel Cinematic Universe, MCU)에서 스파이더맨의 활약을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해졌다. 그 전에 마블이 전략이 그러하듯이 비기닝을 선보였으니 <스파이더맨: 홈커밍>이다.

사실 <스파이더맨: 홈커밍>에 대한 기대는 어린 피터 파커가 감당하기에는 어려울 만큼 컸다. 아니나 다를까 뚜껑을 열기가 무섭게 찬사와 탄식이 서로 엇갈리며 쏟아져 나왔다. 뜨거운 관심으로 보자면 MCU의 전략은 크게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1, 2대 스파이더맨과 비교해서 3대 스파이더맨이 너무 약하지 않느냐란 실망도 있지만, 아직 고등학생인 피터의 성장과정을 지켜보는 재미란 점에 방점을 두면 이 또한 새로운 재미 요소다. 그러니까 히어로물이 아니라 히어로가 등장하는 학원 성장물인 셈이다.

1대 스파이더맨 ‘토비 맥과이어’는 인간과 영웅의 경계에서 어른스런 고민을 하며 그 와중에 역대급 키스신까지 선보였으며, 2대 스파이더맨 또한 최소한 본인이 무얼 하는지는 아는 어른이었다면 3대 ‘톰 홀랜드’는 아이언맨에게 얻은 수트 사용도 익숙하지 않은 미숙한 캐릭터다. 호불호가 갈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폼 나는 히어로를 기대한 관객들은 허탈함을 감추지 못했고, 예고편에 등장한 아이언맨과의 시너지를 보고 싶었던 관객들 또한 빈약한 토니 스타크의 분량을 두고 실망감을 쏟아냈다.

아이언맨과의 협업을 보려면 아직은 많이 기다려야 할 듯하다. 성장하는 피터 파커를 보는 재미는 토니 스타크 뿐 아니라 스파이더맨 팬들 모두에게 즐거운 과정이다. 그 과정이 순탄하지만은 않겠지만 성장하는 청춘의 경쾌함과 히어로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해가는 서사가 서로 맞물리면서 MCU의 걸작으로 자리 잡았으면 좋겠다.

슈퍼 히어로 영화의 양념인 빌런도 미숙한 피터 파커에 걸맞게 약하다. 한층 젊고 경쾌해진 <스파이더맨: 홈커밍>은 거대해진 마블 세계관과 깊어진 히어로들의 고민, 더 강해진 빌런들과는 사뭇 다르다. 다시 말하면 마블이 고민 끝에 찾은 한층 가볍고 한결 신선하며 초심으로 회귀함으로써 찾은 돌파구처럼 보인다.

한줄 결론: 미숙하고 깨방정 떨기 바쁜 유치 발랄한 피터군, 홈커밍 하길 참 잘했다.
첨언. 쿠키 영상 2개는 꼭 확인하고 나올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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