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재원 경상대학교 생명과학부 교수

한 동안 걷기 운동에 대한 관심과 열풍이 불었다. 걷기 운동이 건강에 좋다고 알려지면서 아침저녁으로 걷기 운동을 하는 사람들을 자주 볼 수 있었다. 검게 그을리는 것을 막기 위해서 머리에 캡을 쓰고 얼굴 전체를 가리고 팔과 다리를 높이 드는 좀 우스꽝스런 모습으로 걷기 운동을 하기도 하였다. 그런데 걷기 운동도 유행이 있는 것인지, 아니면 걷기 운동 보다 더 건강에 좋은 운동 방법이 소개 되어서인지 요즘은 걷기 운동 하는 사람들의 수가 눈에 띠게 준 것 같다. 아마도 필라테스나 요가와 같은 운동이 걷기 운동 대신에 자리를 차지한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사천 지역에도 헬스클럽은 물론이요 요가 강습소나 커브스, 점핑클럽 같은 이름도 생소한 운동을 가르치는 강습소가 자주 눈에 띤다. 마사이족처럼 걷게 해준다는 신발이 대유행을 하던 때와 사뭇 달라진 것 같다.

셰익스피어 다음으로 가장 위대한 영국 작가라는 평을 받는 찰스 디킨스는 19세기 영국의 소설가인데, 그의 작품은 우리에게도 친숙하다. ‘크리스마스 캐럴’, ‘올리버 트위스트’, ‘데이비드 코퍼필드’등의 작품은 아직도 널리 읽히는 소설이다. 그에게는 ‘걷기 운동의 선구자’라는 별칭이 따라 다닌다. 그의 말이라고 알려진 ‘걸어라, 그래서 행복하고 건강하라!’는 걷기 운동을 강조하는 말로 자주 인용된다. 디킨스 뿐 아니라 걷기 운동 예찬자는 동서양을 통해 흔히 발견된다. 의학의 아버지 히포크라테스도 ‘최고의 약은 걷는 것이다’라고 하였다. 조선 중기 의학자 허준이 쓴 ‘동의보감’에도 ‘약보(藥補)보다는 식보(食補)가 낫고, 식보보다는 행보(行補)가 낫다’라고 서술하였다 한다. 미국의 심장병 전문의들도 ‘강도 높은 운동을 규칙적으로 한다고 해서 사망률이 감소되는 것이 아니다.

가장 이상적인 것은 걷기운동이다’라는 말에 동의한다. 걷기운동의 효과는 사실 믿기 어려울 정도이다. 첫째, 심장질환을 예방하고, 둘째로는 비만을 개선하고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등을 예방한다. 셋째로는  골다공증을 예방하고 넷째, 스트레스, 불안감, 우울증을 감소시키며, 마지막으로 면역력을 증가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더욱 더 좋은 점은 비싼 장비가 필요 없어 경제적인 운동이며, 자기 수준에 맞춰 운동 강도를 조절 할 수 있기 때문에 몸에 무리를 주지 않는다.

몇 년 전에 ‘지역별 평균 기대 수명’이 일간 신문에 발표되었는데, 가장 높은 지역이 서울이었다. 전국 평균이 81.44세인데 비하여 서울의 평균 기대 수명은 82.82세였다. (참고로 사천은 79.89세, 진주는 81.22세) 이 조사에 따르면 소득이 높은 지역이 낮은 지역보다 높고, 대도시가 대체로 높게 나타났다. 소득이 높은 대도시의 의료 시설이 더 좋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왔으나, 몇몇 사람들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아무래도 오염이 심한 서울 같은 대도시가 높은 기대 수명을 보이는 것이 납득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한편으론 그 이유를 서울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걷는 걸이가 다른 지역보다 길다는 것에서 이유를 찾는 사람들도 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사람의 경우 걷는 거리가 길어 걷기 운동을 하는 효과가 있다는 해석이다. 이래저래 자동차 때문에 발생되는 미세먼지도 줄이고, 건강에도 좋으니 가까운 거리는 걸어 다니는 것이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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