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밌는 항공우주이야기

▲ 김형래 한국폴리텍대학 항공캠퍼스 교수

행글라이딩(hanggliding)은 행글라이더(hangglidier)로 활공하는 것을 말하는데, 항공스포츠라는 장르를 연 대표적인 종목이다. 행글라이더는 기체 아래에 사람이 끈으로 연결된 채 매달려(hang) 비행하게 되어 있어 이름 붙여졌다. 행글라이더는 일반적인 삼각형 날개 형태(class 1)와 비행기 모양에 더 가까운 고정익 형태(class 2)의 두 가지가 있다. 기체는 특수 알루미늄합금 파이프로 골조를 만들고, 그 위에 ‘다크론’이라는 나일론 천을 씌워 만들어지며, 삼각날개 밑에 직각으로 또 다른 삼각 틀이 달려 있는 구조를 이루고 있다. 이 삼각틀을 ‘콘트롤 바’라고 하는데 이것은 날개의 중심점에 붙어 있다. 조종사가 이 콘트롤 바 속에 엎드린 자세로 매달려 비행하면서 몸을 이동하는 방향에 따라 기체가 조종된다. 최고 성능을 가지고 있는 경기용 기체의 경우 활공비(L/D)가 20:1에 이르고 있으며 속도는 40∼120 km/h까지 낼 수 있다. 활공비가 20:1 이라는 것은 100 m 고도에서 출발하면 20배인 2,000 m를 날아갈 수 있다는 뜻이다.

행글라이더는 가벼운 알루미늄합금 골조에 질긴 나일론 천을 씌운 활공기로서, 쉽게 조립하고, 분해할 수 있으며, 약 20∼35kg의 경량이기 때문에 사람의 힘으로 운반할 수 있다. 또한 조립 후 사람의 주력으로 언덕 아래로 달려가면서 양력을 얻어 이륙하고, 두 발로 사뿐히 착륙하기 때문에 인력활공기라고 하기도 한다. 조종은 몸의 중심을 이동해주는 방향으로 기체 조작이 일어나는데, 몸을 좌 또는 우로 이동하여 방향전환을 하고, 몸을 전 또는 후로 이동하여 속도조절을 하게 된다.

행글라이더의 역사는 1948년부터 시작된다. 스탠포드대학 항공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항공우주국 연구소 엔지니어로 일하고 있던 로갈로(Frances M. Rogallo)는 대중들이 쉽게 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연구를 거듭하다가 1948년 코팅된 무명천으로 “삼각형 유연 날개(Flexible Delta Wing)” 모형을 만들어 풍동실험에 성공하고, 특허를 받게 되었으며 그 후 개인 비행체로서의 가능성을 인식하고 도전하던 사람들이 많이 있었다. 존 디킨슨은 1963년에 “Ski Wing”이라는 모터보트 견인비행용 날개를 제작하였는데, 이것은 이전까지 없던 콘트롤 바를 장착하였고, 오늘날 알려진 초기 로갈로 타입 행글라이더의 모양을 처음 구현해 내었다. 로갈로의 삼각날개 이론과 디킨슨의 엔지니어링이 결합함으로써 오늘날의 스포츠 행글라이딩이 탄생된 것이다.

세계 첫 행글라이딩대회인 릴리엔탈대회가 1971년 5월 미국에서 개최되었고, 1975년에는 국제항공연맹(FAI) 산하에 국제행글라이딩위원회(CIVL)가 창설되었다. 첫 세계선수권대회는 오스트리아에서 1976년에 개최되었고, 1979년 2회 대회(프랑스)에 이어 매 2년마다 한 번씩 개최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1975년 이연재, 이승재 형제가 처음으로 시작했으며, 이들은 건축용 알루미늄 파이프와 타훼다(Taffeta)라는 100% 나일론 천으로 삼각날개를 만들어 서울 중랑천 둑에서 시험비행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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