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마사 해일 스님, 학생25명에게 모두 2500만원 장학금 전달

사천읍에 있는 사찰 '달마사'(주지 해일스님)에서 5억원의 장학기금을 조성해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하기로 했다. 올해는 25명에게 100만원씩 전달하며 오는 22일 오후3시에 전달식을 갖는다.
“저는 비록 도둑질을 합니다만,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이 장학금이 조금이나마 용기를 갖게 한다면 좋겠습니다.”

자칫 잘못 들으면 정말로 ‘도둑질로 번 돈으로 누군가가 장학금을 내놓는가보구나’라고 생각할 수 있겠다. 만약 그렇다면 이는 지극히 겸손함에서 오는 오해다.

오는 8월22일 오후3시, 사천시 사천읍에 있는 사찰 ‘달마사’에서는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 25명에게 장학금을 전달하는 전달식이 있을 예정이다.

이날 전달될 장학금은 학생 1인당 100만원씩 모두 2500만원으로, 그 규모가 꽤 큰 편이다.
달마사 주지 해일 스님에 따르면 현재 5억원의 장학기금이 적립돼 있으며, 해마다 비슷한 규모의 장학금을 지급할 방침이다.

19일 오전, 달마사에서 해일 스님을 만나 장학사업을 펼치게 된 이유 등을 물었다.

달마사 해일 스님
△ 장학금이 적지 않은 액수인데, 어떻게 마련했는지요?

= 도둑질 한 거나 같지요. 그래도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장학금으로 준다면 내 마음도 편하고 학생들에게도 힘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 도둑질이라면 무슨 뜻인지..

= (웃으며)능엄경에는 ‘어찌하여 도둑이 나의 옷을 빌려서 여래를 팔아 갖가지 업을 짓는가’라는 대목이 있지요. 나는 부처님의 뜻을 전하는 사람이고, 그런 나를 믿고 신도들이 찾아오지요. 그런데 부처님의 뜻은 전하지만 실제로는 나도 그 뜻대로 온전히 살지 못하거든요? 그러니까 나도 반쯤은 도둑인 셈이지요.

△ 처음에는 포교당을 하나 더 지을 계획이었다고 들었습니다만..

= 사실 부처님의 뜻을 널리 알리자는 뜻으로 포교당을 하나 더 지을까 생각했지요. 그렇게 모은 돈이 5억원인데, 아직 부족하던 차에 장학기금으로 쓰기로 마음을 바꿨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잘했다 싶어요.

△ 장학생은 어떻게 선정했습니까?

= 아직 장학재단을 만들거나 장학생선정위원회를 만들거나 하지는 못했어요. 그래서 주변에 공정하게 추천해주실 만 한 분들에게 부탁을 드려 정했습니다. 대체로 부모가 없거나 있어도 한 분만 있는 학생들이 대부분입니다.

△ 끝으로 장학금을 받는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 자식으로서 학생으로서 부모나 선생님의 말씀을 잘 듣는 것이 기본이므로 한 번 더 강조하고 싶습니다. 한 가지 덧붙인다면 검소하고 부지런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네 인생살이 많은 것이 인과응보요 자업자득이지요. 그런 의미로 ‘개미와 베짱이’ 얘기를 다시 해줄까 합니다.

해일 스님은 인터뷰를 마치며 “부처님 말씀에 ‘좋은 일은 숨기고 잘못한 일은 알려라’라고 했는데, 그 가르침을 또 어기게 됐다”면서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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