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가 이상으로 지하수 빼 쓰다 정부합동감사에 적발
사천시, 1일 400톤 이하로 사용량 제한…고발 조치

▲ 사천컨트리클럽 전경.

인근 저수지에서 농업용수를 몰래 빼 써 농민들의 분노를 샀던 사천컨트리클럽(=사천CC)이 이번엔 지하수를 허가 이상으로 많이 뽑아 써 고발당하는 일이 발생했다.

사천시에 따르면 사천CC는 2013년 사업 승인 당시 3개의 지하관정을 뚫었고, 2016년 1월에 다시 2개의 관정을 더 뚫어 모두 5개의 지하관정을 확보하고 있다. A, B, C, D, E 관정 각각의 1일 최대 취수계획량은 150톤, 200톤, 200톤, 750톤, 150톤이며, 합계 1450톤 규모다.

그러나 골프장 최소 사업 승인 당시 환경영향평가를 통해 사천CC가 허가 받은 1일 최대 지하수 취수계획량은 400톤이다. 한 달을 30일로 볼 경우 월 사용량이 1만2000톤을 넘길 수 없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사천CC는 이보다 더 많은 양의 지하수를 빼 쓰다 지난해 11월에 있었던 정부합동감사에서 꼬리가 잡혔다. 감사반은 2013년 9월과 10월, 2015년 9월과 10월, 2016년 7월 등 총 5회에 걸쳐 취수계획량보다 더 많은 지하수를 사용했음을 확인했다. 행정자치부는 감사 뒤인 지난해 말, 해당 사업자를 고발하고 지하관정 각각의 1일 취수계획량이 400톤을 넘지 못하도록 시정조치 하라고 사천시에 통보했다.

이에 사천시는 올해 2월에 사천CC를 경찰에 고발한 데 이어 사천CC에 허가한 지하관정의 1일 최대 취수계획량이 400톤을 넘지 않도록 5개 지하관정 각각의 취수계획량도 조정했다. 관련 공무원에 대한 문책도 뒤따랐다.

정부합동감사에 이은 사천시의 이번 조치로 사천CC의 지하수 사용에 상당한 제한이 걸릴 전망이다. 사천CC는 올해 초 2개의 관정을 추가로 확보하면서 수돗물 사용을 극도로 제한하는 등 생활용수 전반을 지하수에 의존해 왔다.

이는 사천CC의 수돗물 사용내역에 잘 나타나는데, 2015년까지는 월 평균 500만 원 대의 수돗물값을 지출했지만 2016년에 들어선 ‘수돗물값 0원’(기본료 제외)인 달이 여러 차례인 것으로 확인됐다. 참고로 하천수와 지하수, 수돗물의 톤 당 가격은 각각 20원, 85원, 670원이다.

그리고 지하수법 제7조에 따르면 지하수를 이용하려는 자는 미리 시장의 허가를 받아야 하고, 시장은 지하수 채취로 인해 인근 지역에 수원의 고갈 또는 지반 침하를 가져올 우려가 있거나 지하수 보전이 필요할 경우에는 허가를 하지 않거나 취수량을 제한할 수 있다. 사천CC 인근 지역은 하동댐으로 확보된 물을 공급받을 만큼 농업용수가 부족한 곳으로 지하수에 의존하는 농민들이 많다.

한편 사천CC는 사업 초기에 농업용 저수지인 외구저수지에서 몰래 물을 끌어 썼다는 주장이 나와 지난해 홍역을 앓았다. 서포 농민들은 오랜 집회와 시위를 통해 사천CC를 규탄한 데 이어 불법시설물 철거를 이끌어 냈다. 경찰은 이 사건을 조사한 뒤 올해 2월에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검찰은 “수사 마무리단계에 있다”고 최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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