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 국내 공공부문 헬기 판매 사업 난관 봉착
각 지자체 소방헬기 도입사업 외국산헬기 선호
시의원 12명 만장일치로 긴급 대정부 건의안 채택
시의회 “문재인 대통령께 호소…국산 역차별 안돼”

시의회는 18일 공공부문 국산헬기 도입시 국산헬기인 수리온을 우선 구매해줄 것을 촉구하는 대정부 건의안을 채택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가 1조3000억 원을 들여 개발한 순수 국산헬기 수리온의 국내 판매가 난관에 봉착했다. 소방헬기를 도입해야하는 각 지자체 소방본부에서 수리온보다는 외국산헬기를 선호하기 때문.

지난해 소방헬기 도입사업을 추진하던 서울소방재난본부는 항속거리·운항시간·탑승인원 등에 제한을 두면서, KAI 수리온이 입찰조차 못하는 일이 벌어졌다. 국내 실적이 없을 경우 해외 판매에까지 직접적 영향을 받게 된다.

이에 사천시의회가 KAI 지원사격에 나섰다. 시의회는 18일 오전 11시 제212회 임시회 2차 본회의를 열고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내는 긴급 건의문을 채택하고, 공공부문 국산헬기 도입시 국산헬기인 수리온을 우선 구매해줄 것을 촉구했다.

이번 임시회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 부처에 보내는 건의안은 당초 안건에는 포함돼 있지 않았으나, 더불어민주당 최용석 시의원의 긴급 제안으로 안건 상정 여부를 논의했다. 최용석 시의원은 이보다 앞서 공공기관 국산헬기 구입을 당부하는 5분 자유발언을 했다.

시의회는 건의안 발의와 채택을 논의하기 위해 본회의를 정회하고 KAI관계자들의 설명을 들었다. KAI 측은 “일부 공공기관들이 외국산 헬기를 점찍어두고 스펙을 미묘하게 높게 요구하는 등 수리온의 도입을 꺼려하고 있다”며 “지역사회의 도움이 있으면 정부에 호소를 하는 것도 수월할 수 있다. 시의회의 도움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날 시의원 사이에서는 사전에 도움을 요청하고 설명을 하지 않은 점 등을 지적하며 KAI 측의 태도를 질타하기도 했다. 일부 시의원은 “취지는 동감하지만 형식과 절차가 문제다. 진정 사천시를 파트너로 생각한다면 시장과 시의원 모두 함께 있는 자리에서 설명을 하고 도움을 청해야 하는데, 본회의 당일 긴급건의안을 요청하는 것은 문제”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에 KAI 관계자는 “17일 긴급 요청을 하려했으나 일정이 맞지 않았다”며 시의회의 도움을 재차 당부했다.

대부분 시의원들이 건의안 취지에 동의하면서 본회의는 속개됐다. 한대식 의장이 직권 상정으로 대정부 건의안을 상정했다. 시의원 만장일치로 안건은 통과됐다.

시의회는 건의안을 통해 “경쟁력 있는 국산이 단지 국산이라는 이유로 외국산에 역차별 받는 국내의 그릇된 관행은 고쳐져야 한다”며 “국민혈세를 들여 개발한 제품을 우리가 사주지 않는다면 과연 다른 나라에 가서 당당하게 좋은 물건이니 사라고 할 수 있을지...”라고 운을 띄웠다. 이어 “공공부문에서 헬기를 구매할 때 사양을 외국산 제품을 고려해 발주하기 보다는 우리 국산제품을 우대할 수 있는 방향으로 진행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시의회는 “산불대비용 헬기를 수리온으로 전면 교체한다면 우리 숲을 우리 기술로 지킴은 물론 새로운 일자리 창출로 살맛나는 세상이 될 것”이라며 “국산이라는 이유로 외면 받는 국산 우수제품이 있다면 적극 지원하여 우리 경제의 기둥이 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청와대와 정부부처, 지자체에 건의했다.

이번 긴급 건의안은 문재인 대통령(청와대), 국회, 조달청, 국민안전처, 각 지자체 소방본부 등에 발송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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