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는 사천] <꽃에서 나온 코끼리>

▲ 「꽃에서 나온 코끼리」황K 글 / 책 읽는 곰 / 2016 / 44쪽

꽃 속에 누군가 살고 있다는 생각을 해 본 적 있나요? 우리가 지나가는 곳곳에 많은 꽃들이 피어있습니다. 바쁜 일상에서 잠시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여유로운 걸음으로 주변을 보다가 처음 보는 꽃을 발견합니다. 어떤 기분일까요? 너무 예쁘게 생겨서 이름이 무엇인지 궁금해 한다거나 신기해하면서 계속 바라보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작가는 황동규 시인의 <풍장58> 중에 ‘이 세상 어느 코끼리 이보다도 하얗고 이쁘게 끝이 살짝 말린 수술 둘이 상아처럼 뻗쳐 있다’라는 구절을 읽고 그림책을 쓰게 되었다고 합니다. 우리가 보았을 때 꽃 한 송이 뿐인데, 작가는 작은 꽃도, 꽃에서 나온 작은 코끼리도, 인간 앞에서는 한 없이 연약한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남자 아이는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처음 보는 꽃을 발견하게 됩니다. 꽃 안의 수술이 코끼리 상아를 닮았다고 생각했는데, 슬슬 움직이더니 TV나 동물원에서 본 코끼리 한 마리가 아이의 눈앞에 나타납니다. 소년은 신기해서, 바위 위에 있는 코끼리도 무섭지 않은지 두 주인공은 서로 바라만 보고 있습니다.

아이는 작은 코끼리가 무엇을 좋아할지 고민하다가 가방 안에 있던 물건을 하나씩 꺼내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다가 코끼리는 피곤하였는지 잠이 듭니다. 한별이는 꽃끼리를 집으로 데려가고 싶어 했지만, 코끼리가 꽃으로 돌아가고 싶은 눈치를 보이자 꽃송이 품으로 보내줍니다. 내일도 코끼리를 만날 수 있을까요?
 
하나의 장면으로 파란 하늘로 시작하여 노을 진 하늘로 이야기는 끝이 납니다. 그림책을 읽고 나서 언젠가 기다란 수술이 있는 꽃을 보게 되면 혹시나 코끼리나 다른 동물이 나오지 않을까 하고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천천히 시간을 가지고 주변에 있는 작은 꽃을 자세히 들여다보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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