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적인 축제 방향성 모색…차별화된 컨텐츠 발굴 절실
대동줄다리기 용놀이 시민·단체 참여 확대 방안 필요
동시개최 행사 간 연계성 강화…“행사 디테일 챙겨야”

▲ 올해 와룡문화제에서 새롭게 선보인 읍면동 대항 황룡-청룡 대동줄다리기.

제22회 와룡문화제가 지난달 28일부터 30일까지 사흘간 사천시청 노을광장 일원에서 사천문화재단 주관으로 펼쳐졌다. 사천시는 1일자 보도자료를 통해 15만 명의 관광객이 다녀가는 등  문화관광형 축제로 전환했다고 자평했다. 하지만 장기적인 축제 방향성 모색, 핵심컨텐츠 발굴, 타축제와의 차별화, 지역민 참여 확대 방안, 행사간 연계성 강화 필요성 등 과제를 남겼다.

올해 와룡문화제는 ‘사주천년, 미래의 빛으로 通하다’라는 주제로 구암제, 주민복지박람회와 함께 열렸다. 다양한 체험행사와 전시, 경연 행사 등으로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각종 경연행사를 분산시키지 않고 사천시청으로 모은 것은 관람객 수를 늘리는 것에 도움이 됐다. 무료로 제공하는 음식이나 체험이 많아 가족 단위 관람객의 발길이 이어졌다. 사천고와 용남중고교 등 지역 학교 학생들의 참여는 두드러졌다. 주민복지박람회에는 43개 기관․단체 900여명의 자원봉사자가 참여하여 주민종합안내소를 비롯한 32개의 체험홍보부스를 운영했다. 짜장면 무료 나눔 부스는 올해도 인기 코너였다.

#시민화합 퍼포먼스 보강해야
사천문화재단은 올해 축제를 예고하면서 시민화합에 방점을 둔 와룡페스티벌 대동놀이 한마당 등 시민참여형 행사를 강조한 바 있다.

사천문화재단은 과거 풍년과 풍어를 기원하고, 지역민의 화합을 위해 행해지던 ‘팔장개와 삼칭이 줄다리기’를 복원했다. 그렇게 올해 축제 첫날 청룡과 황룡이 벌이는 줄다리기 행사가 시도됐다. 행사는 읍면과 동지역으로 나눠 줄다리기를 진행됐다. 청룡이 승리하면 풍어, 황룡이 승리하면 풍년을 기원하는 의미도 전했다. 올해 축제에서는 황룡팀이 승리해 사천시의 풍년을 기원했다.

행사에 사용된 줄이 짧아 많은 시민들이 참여하지 못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줄다리기 역시 홍보에 비해 단발성 경기로 끝났다. 첫날 축제의 시작을 알리는 퍼포먼스치고는 소박했다는 지적도 많았다.
 

▲ 용남중고교 학생들이 참여한 용놀이.

축제 이튿날에는 사천 비상을 꿈꾸는 용놀이 퍼포먼스가 용남중고교 학생들을 중심으로 펼쳐졌다. 용남고 120여 명과 용남중 30여 명의 학생이 참가하며, 관람객들과 함께 벌이는 대동놀이를 벌였다.
하지만 용의 형태를 두고 한국용이 아닌 중국용이라는 문화예술계의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지난해까지 용놀이 퍼포먼스가 진주삼천포농악보존회 등 전문예인, 지역풍물패, 시민, 지역 농악전수학교 등을 망라해 500여 명이 함께 진행하던 것에 비해 상당히 축소된 규모였다. 시민화합의 의미를 살린 프로그램인 만큼 실제 시민과 지역예술단체들의 능동적인 참여를 이끌 수 있는 기획과 연출 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구암제 와룡문화제 연계는?
와룡문화제 마지막날이었던 지난 4월 30일, 사천시청 연리마당에서 구암제 과거재현 행사가 펼쳐졌다.‘구암제’는 조선시대 국왕행차와 과거시험 재현행사, 국악공연, 장원급제 축하공연 등이 핵심컨텐츠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 구암제 과거재현 행사.

올해 행사는 무더위 등을 피해 시청 연리마당에서 치러졌다. 과거시험 재현과 국왕 행차 등은 노을광장에서는 잘 보이지 않았다. 시청사까지 접근을 해야 행사 진행유무를 알 수 있던 상황. 사천고 학생들이 국왕 행차 재현으로 의상을 갖추고 연습했던 것에 비해 많은 관람객에게 행사 내용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각 행사장간 연계성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도 과제로 남게 됐다.

#테마형 주제관 세심한 기획 필요
사천문화재단은 와룡문화제를 문화 관광형 축제로 발돋움하겠다는 목표로 ‘삼천포愛 빠지다’라는 테마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삼천포 실비문화를 알리는 실비집, 삼천포대교 모형과 죽방렴 모형 전시, '삼천포에 빠지다'라는 말의 유래 등을 전시했다. 주제관에는 용과 왕 관련 작품 전시, 고려왕 의장 체험, 공예품 전시 등을 진행했다.

사흘간 주제관 등을 지켜본 결과 북적이던 각종 체험부스에 비해 사람들의 발길이 쉽게 이어지지 않았다. 와룡문화제 행사장을 찾은 관객들의 동선을 이어지게 만들 기획과 부스 배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축제 방향성 모색, 이제부터
와룡문화제는 1995년 삼천포시와 사천군의 통합으로 사천시가 출범하면서 생긴 축제다. 각각 지자체에서 진행되던 수양제와 한려문화제가 통합된 형태다. 상당기간 여러 문화예술단체와 지역단체 등이 각자 프로그램을 선보이던 종합예술제 성격이 강했다.

선진리성에서 사천시청 광장으로 장소를 옮긴 2015년에는 사주천년과 통합 사천시 출범 20주년의 의미가 강조됐다. 시민의 날과 연계된 형태로 화합에 방점을 두었다. 지난해에는 용과 왕이라는 테마가 새롭게 등장했다. 올해 축제 역시 그 연장선상에서 치러졌다.

▲ 행사장을 찾은 시민과 관광객.

사천시와 사천문화재단에서는 문화관광형 축제를 지향한다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방향성과 행사 진행의 디테일 면에서는 여전히 아쉬움을 남겼다. 지역문화예술계 인사들은 축제 발전을 위해서는 장기적인 방향설정이 중요하다고 입모았다.

사천문화재단 측은 축제 자체 평가회와 외부 평가 등을 와룡문화제의 오늘을 돌아보고, 내년 축제 방향성을 잡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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