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이 들려주는 평범한 사람들의 소중한 이야기
상태바
지하철이 들려주는 평범한 사람들의 소중한 이야기
  • 정유나 삼천포도서관 사서
  • 승인 2017.04.25 09: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책읽는 사천] <나는 지하철입니다>
▲ 「나는 지하철입니다」김효은 글, 그림 / 문학동네 / 2016

거리를 걸어가다 보면 바쁘게 발걸음을 재촉하는 사람, 일상에 지쳐 터벅터벅 걷는 사람, 누군가와 재잘재잘 이야기하면서 즐겁게 가는 사람 등 자신만의 이야기를 가지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이 우리를 스쳐 지나간다.

이 책은 매일 같은 시간, 같은 길을 다니며 많은 사람들을 태우는 지하철의 목소리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수많은 사람들이 타고 내리는 지하철엔 저마다 사연을 담고 있는 평범한 우리 이웃들이 타고 있다.

직장에 늦을까봐 열심히 달리는 완주씨는 딸 아이 얼굴 한 번 더 보고 오느라 정신없이 달려서 겨우 지하철을 타고, 제주에서 올라온 할머니는 보따리를 꼭 품에 안고서 딸네 집에 가기위해 지하철에 몸을 싣는다. 누군가에게는 마냥 예쁜 막내딸인 유선씨는 어느 새 두 아이의 엄마가 되었고, 구로동에서 구둣가게를 하시는 재성아저씨는 지하철을 타서도 사람들의 발끝을 보게 된다. 핸드폰만 보고 지하철을 탄 나윤이는 학교를 마친 후 하루 종일 학원에 시달려 자리에 앉자마자 축 처진 어깨를 하고 고개는 올라올 생각을 안 한다. 얼굴만 봐도 순박한 도영씨는 어디로 가야할지, 어떤 옷을 입어야할지, 앞날에 대한 고민을 가지고 지하철에 올라탄다.

작가는 한 사람 한 사람의 표정과 행동을 섬세하게 표현해놓아서 마치 우리가 그림 속 지하철에 몸을 싣고 그 사람들을 앞에서 마주하듯 한 느낌이 들게 한다. 그래서 사연 하나하나에 웃음도 나고 마음이 뭉클해지기도 한다.

『나는 지하철입니다』는 김효은 작가가 3년 동안 사람들을 관찰하고 작업하여 펴낸 첫 창작 그림책이다. 문득 길 위의 사람들을 본 작가는 주름진 손을, 가지각색의 얼굴을, 다양한 표정의 발을 그림으로 담기 시작하였다. 길 위에 있던 사연이 그림으로 하나 둘 쌓이면서  가까이 있지만 소중한 것들에 대해 누군가에게 이야기 하고 싶었다고 한다.

책의 말미에는 또 다른 사연들을 담은 사람들이 지하철에 올라탄다. 그리고 지하철에 스며든 오후의 햇빛은 그림만으로도 마음을 따뜻하게 해준다. 지하철에 탔던 사람들처럼 우린 오늘 어떤 이야기를 안고 다른 사람들을 스쳐 지나갈까?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블라인드
댓글을 블라인드처리 하시겠습니까?
블라인드 해제
댓글을 블라인드 해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