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연말 박정희 일가 찬양 전시 지역사회 비판 여론
리모델링 통해 전용기 변천사 등으로 내부 전시물 교체

외부 리모델링 중인 대통령 전용기 전시관.

사천시 사남면 소재 항공우주박물관 야외전시장 ‘대통령 전용기 전시관’이 리모델링 후 최근 재개장했다.

지난해 12월 대통령 전용기 전시관은 고 박정희 전 대통령 부부와 박근혜 전 대통령 찬양 전시물 일색이라는 비난을 받았다. 결국 안내판을 철거하고 임시 폐쇄조치가 내려졌다.
항공우주박물관은 2002년 8월에 개관했다. 대통령 전용기는 2006년 9월 전시관 내부를 공개했고 박근혜 대통령 취임 후인 2015년 5월 전시관을 재구성했다.

2015년부터 최근 까지 전용기 내에는 박정희 전 대통령과 부인 육영수씨 등의 사진과 모형 등이 즐비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2013년 7월 30일 저도 휴가 때 찍은 사진이 ‘저도의 추억’이란 설명으로 붙어 있다. 당시 역대 대통령은 사진과 함께 이름을 적어 비행기 뒷문 옆 한 귀퉁이에 전시해 놓았다.

리모델링 전 대통령 전용기 전시관 내부(사진=오마이뉴스)
최근 리모델링을 마친 대통령 전용기 전시관 내부.
최근 리모델링을 마친 대통령 전용기 전시관 내부.

이에 시민사회단체들이 항의 공문을 보내는 등 지역사회 여론이 들끓었다. 당시 박근혜 정권 퇴진 사천운동본부는 공문을 통해 “박정희 전 대통령의 18년 독재정치는 역사적으로 올바른 검증이 필요하고, 그의 딸인 박근혜 대통령은 국정농단과 입에도 담지 못할 온갖 부정부패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후퇴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깨어 있는 국민들의 노력으로 역사를 바로잡아가고 있는 과정에서 독재자를 미화하고 찬양하는 전시물은 우리 아이들에게 잘못된 역사인식을 심어주어 오히려 왜곡된 민주주의를 배우게 될 것”이라며 철거를 촉구했다.

항공우주박물관 측은 임시폐쇄 조치 이후 지난 2월 전시관 리모델링 계획을 세우고, 3월부터 개편 작업에 들어갔다.

전용기 전시관 내부에는 탄핵된 박근혜 전 대통령 일가를 중심으로 만든 대부분 전시물을 치우고, 대통령 전용기의 역사와 전용기의 종류, 역대 대통령 현황 등을 새롭게 배치했다. 시대에 따른 전용기 변화상도 사진으로 표시했다. 역대 대통령 전용기 모형도 새롭게 정비했다. 4월에는 녹이 나거나 페인트칠이 벗겨진 전시관 외부를 새롭게 도색해 손님맞이 채비를 마쳤다.

항공우주박물관을 찾은 한 시민은 “가족나들이 겸 박물관을 들렀는데 예전에 논란이 됐던 박근혜 전 대통령 일가 관련 전시물이 치워졌더라”며 “개인 전시관이 아닌 대통령 전용기를 조망한 것은 잘한 일”이라고 말했다. 반면, 한 60대 관광객은 “대통령이 탄핵됐다고 그 흔적마저 치운 것 같아 씁쓸하다”고 말했다.

KAI 항공우주박물관 관계자는 “올해 초 대통령 전용기 전시관 기획을 바꿨다. 전용기 변천사, 역사에 대해 새롭게 조명하자는 뜻”이라며 “박물관은 다양하게 역사를 조명하는 곳이다. 가장 공공성의 입장에서 형평성에 맞는 차원에서 다시 검토했다. 검토 결과를 토대로 전시작업을 했다. 다시 오픈해 시민과 관광객을 맞이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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