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재원 경상대학교 생명과학부 교수

날이 따뜻해지고 봄꽃들이 만발하였는데, 나들이를 가려면 망설여진다. 건강을 위협하는 미세먼지 때문에 외출을 삼가라는 기상 정보 때문이다. 환경부의 발표를 보면 올해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근래에 들어 가장 나쁜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에 따라 전국의 초미세먼지주의보도 지난해보다 2배 가까이 발령되었다고 한다. 안개라도 끼는 날은 아예 야외에서 운동을 하지 말라는 충고를 들어야 하는 판국이다.

미세먼지를 생각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말은 스모그(smog)이다. 공기 중의 수분과 미세먼지가 섞여 뿌옇게 되는 것을 스모그라 부르는데 이 말이 생겨난 것은 백년도 훨씬 전인 1905년이다. 당시 석탄을 연료로 사용하는 영국의 도시에서 석탄의 연기(smoke)와 안개(fog)가 합쳐져 발생한 현상을 지칭하는 말이다. 스모그의 피해는 1911년의 맨처스터 회의에서 처음 보고 되었다. 스모그로 인해 1909년에 영국에서 천명 이상의 사상자가 발생하였다. 뿐만 아니라 1952년에는 영국 런던에서 3 주 동안 무려 4,000명의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다. 단지 영국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스모그는 공업이 발달한 전 세계의 도시에서 잇따라 나타나게 되었고, 석탄 연소할 때 생기는 배기가스가 주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으며, 흔히 런던형 스모그라 부른다.

한편, 미국의 로스앤젤레스에서는 1943년부터 황갈색의 스모그가 자주 발생하였다. 이 스모그를 로스앤젤레스형 스모그라 부른다. 이 스모그는 연기나 안개로 인해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자동차 배기가스가 원인이다. 자동차의 배기가스에 포함된 탄화수소와 질소산화물이 태양 광선에 의해 광화학 반응을 일으켜 발생하기 때문에 광화학 스모그라고 한다. 이로 인해 시계가 흐려지고 식물이 해를 입으며 눈병이 발생하고 호흡기 장애가 생기게 된다. 스모그는 공기 중에 습기와 미세먼지가 많을 때 악화된다.

미세먼지의 농도가 갈수록 높아지는 이유로 중국에서 넘어오는 황사나 스모그 때문이기도 하다. 중국 베이징을 방문한 사람들은 모두 베이징의 스모그는 숨을 쉬기 두려울 정도라고 말한다. 과학적인 조사와 데이터가 필요하겠지만 그 스모그가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것은 불 보듯 뻔하다. 그렇지만 단지 그 뿐일까?

사천에 사는 우리에게도 미세먼지는 심각한 문제이다. 작년에 보도된 뉴스사천의 ‘삼천포화력 대기오염물질 배출 전국 최다’ 기사를 보면 한국남동발전 삼천포본부에서 대기오염물질이 전국 사업장 가운데 가장 많이 나오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배출량의 8.8%에 달하는 대기오염물질을 배출했다고 한다. 그 동안 얼마나 개선을 했는지는 모르지만 참으로 기가 막힐 노릇이다. 더 걱정스러운 것은 30년 넘게 가동 중인 삼천포화력발전소 옆에 또 하나의 화력발전소 건설 공사가 얼마 전부터 시작됐기 때문이다.

마침, 사천시평생학습센터가 ‘왜 부지런한 농민 영수 씨는 빚쟁이가 되었는가?(부제:현장에서 들려주는 기후변화·미세먼지 이야기)’라는 주제로 강좌를 갖는다고 한다. 이 강좌를 들으면 답답한 속이 좀 풀리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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