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P조선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SPP조선은 지난달 말 마지막 남은 석유화학제품선 한 척을 통영조선소에서 인도하고 사실상 문을 닫았다. SPP조선은 지난 25일 5만DWT급 MR(Medium Range)탱커 ‘야사 시걸(Yasa Seagull)’호를 선주인 야사시핑(Yasa Shipping) 측에 인도했다. 이로써 더 이상 수주잔량이 없는 SPP조선의 일감은 고갈됐다.

▲ 비어있는 SPP조선 도크에 최근 크레인 3대가 설치됐다.

지난해 말 240여 명에 달하는 인력을 감축했다. 법적소송과 자산관리‧매각 등을 위한 최소인력만 남겨 둔 상태다. 지금은 20여 명 정도만 본사에 출근하고 있다. 특히 구조조정을 단행하면서 영업부서를 없애 사실상 신규 수주를 포기했다.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 등 SPP조선 채권단은 오는 6월경 공식적인 채권단 협의회를 가질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은 이 협의회를 통해 법인을 청산할 것인지, 존속시킬 것인지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청산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는 가운데, 현재 SPP조선은 여러 건의 국제분쟁 소송을 벌이고 있다. 이는 발주사들의 RG콜(선수금 환급요청) 관련 소송인데 국제 선사들은 SPP조선이 회생 가능성이 없는데도 수주를 받은 것이기 때문에 받은 선수금을 돌려줘야 한다는 주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채권단은 법인을 청산할 경우 소송에서 불리한 상황에 몰리기 때문에 고심 중인 것으로 해석된다. 그만큼 협의회 개최 시기도 늦춘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SPP조선 채권단은 법인 청산여부 결정에 앞서 통영·사천 조선소 부지 등 3000억 원 규모의 유휴자산 매각을 적극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미 지난해부터 고성·통영조선소 자산 매각을 추진해 온 SPP조선 채권단은 지난 1월 고성조선소를 매각해 250억 원을 회수했다.

한편, 증권가는 정상적인 영업활동을 할 수 없는 SPP조선의 영향으로 현대미포조선이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했다.

최광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미포조선의 경쟁사였던 SPP조선, STX조선이 올해 청산절차를 밟거나 법정관리를 받으면서 정상적으로 영업할 수 없을 것”이라며 “현대미포조선이 경쟁사의 시장점유율을 흡수하면서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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