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삼조 시인 두 번째 시집 <느리게 가는 경주> 발간
23일 출판기념회 제자·동료교사. 문화단체 함께 축하

시집 느리게 가는 경주

‘한 소년이 있었다 / 푸른 하늘 아래 놀아 마음이 여렸다 / 살아가면서 화를 낸 적도 있었다 싸운 적도 있었다 / 푸른 하늘 아래 놀아 마음이 여렸다 / 소년은 늙지 않았다’ - ‘세월’ 전문.

1977년부터 40년을 평교사로 지내다 2월 퇴임하는 정삼조 시인이 두 번째 시집 ‘느리게 가는 경주’(도서출판 경남, 2017)를 펴냈다.

정 시인은 자신이 교사로 근무하던 중학교 학생들에게 어떤 선물을 할까 고민 하다가 마지막으로 시집을 한 권 씩 선물하기로 하고, 어릴 적 추억부터 삶의 여정, 삶에 대한 고찰 등을 시편으로 엮어 최근 시집을 발간했다. 그는 학생이 30여 명 밖에 되지 않은 남해 남수중학교에서 공직생활을 마감했다. 정 시인은 “학교를 떠나면서 우리 아이들에게 작은 선물하나 하고 싶었다”며 “작은 시 하나가 아이들에게 울림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표 시 ‘느리게 가는 경주’는 어릴 적 운동회 장면을 회상한 시다. 정해진 시간 안에 자전거를 타고 가장 덜 간 선수에게 상을 주던 경기를 묘사하며, 우리네 아버지들의 삶의 무게를 돌아봤다.

이 시집에는 해설이 없다. 정 시인은 주례사 같은 해설이 싫다며 동료 시인이나 유명 시인에게 부탁한 해설을 별도로 싣지 않았다. 대신, 어떻게 문학을 시작하게 됐는 지, 문인으로서 사명이 어떤 것인지에 대해 ‘나의 문학 이야기’라는 두 편의 짧은 글을 실었다. 그는 “문인의 사명은 글을 쓰는 것이다. 그것을 모아 책으로 엮는 일도 중요하지만 그 전에 작품이 우선이다. 남이 알아주는 일에 휘둘린다면 문인이 아니다. 문학을 빙자하여 행세하고자 하는 문인이 혹시라도 있다면 그 사람은 문학을 잘못 알고 있는 것”이라며 “예로부터 문학하는 일은 부귀와 공명과는 별 상관 없던 일이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정삼조 시인.

이 시집에는 정삼조 시인의 부인인 김혜정 선생의 회화 작품도 함께 실려 있다.

23일 사천문화원에서 열린 정삼조 시인 출판기념회에는 동료 교사들과 제자들, 문화사랑 새터, 문화예술창작단체 울림 등이 함께해 정 교사의 퇴임과 시집 발간을 축하했다.

정삼조 시인은 1954년생으로 삼천포초, 삼천포중, 삼천포고교, 고려대 국문과를 졸업했다. 현대시학 추천으로 등단했으며 1977년부터 올해 2월까지 중등교사로 재직하며 학생들을 길러냈다. 현재 박재삼문학기념사업회장을 맡고 있다. 시집으로는 <그리움을 위하여> <느리게 가는 경주>가 있다.

지역문인과 문화예술단체 관계자들이 다양한 축하공연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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