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잠잠하다 했는데 또 도박이다. 사천시 공무원들이 업무시간에 불법 ‘훌라’ 도박을 하다 경남도 암행감찰에 적발됐다. 판돈이 수십만 원이라니 걸리고 난 후 흔히 변명하는 ‘심심풀이’가 아니다. 상습 여부는 감사결과를 보면 나오겠지만 도박판을 벌인 자체가 공무원으로서 있을 수가 없는 일이다. 특히 모범을 보여야 할 간부 공무원들도 있었다고 하니 사천시 공직사회의 기강 해이가 심각한 수준임을 알 수 있다. 그야말로 한심한 노릇이다.

도대체 사천시 공무원들은 왜 도박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가. 도박 사건으로 물의를 일으킨 게 이번이 벌써 세 번 째다. 지난 2011년에는 6·7급 공무원들이 국무총리실 정부합동 공직복무점검반에 걸렸다. 사천을 떠들썩하게 한 사건은 2013년이었다. 5급 공무원까지 껴 역시 ‘훌라’로 행정자치부 감찰반에 적발됐다. 경찰 수사까지 받았다. 이들은 내려진 감봉처분을 납득할 수 없다며 법원에 소송을 내기도 했다. 반성의 모습이라고는 볼 수 없었다. 사천시 공직사회가 어떻게 이 지경까지 왔는지 말문이 막힌다.

도박 중독은 개인적 문제다. 그러나 한 조직에서 반복적으로 터지는 사건이면 조직 윤리기강이나 감사시스템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볼 수 있다. 해마다 명절이 다가오면 사천 공직사회는 상급기관의 감사부서가 주목하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자체 감사부서는 뭘 했길래 매번 상급기관에 적발되는가. 만약 사전에 알고 있었으면서도 ‘제 식구 감싸기’로 쉬쉬하며 덮으려 한 것은 아닌지 의문이 들 정도다.

이번 일은 또다시 해당 공무원들이 징계를 받고 잊힐 것이다. 사천시 공무원들의 도박이 근절되지 않는 것은 사안의 심각성에 비춰 처벌이 가벼웠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더 이상 시민들이 공무원 때문에 부끄럽지 않도록 특단의 대책을 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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