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전 사장 “사천해전 다룬 드라마 제작해 지역 홍보…케이블카 연계”
박근혜 퇴진운동본부 “명사 인문 특강 아닌 사업설명회…시가 이용당해”

[뉴스사천=강무성 기자] 김재철 전 MBC사장(현 뮤지컬컴퍼니에이 대표)이 19일 오후 2시 시청 로비에서 ‘명량, 그이후 사천은?’이라는 주제로 시민 대상 인문특강 사천아카데미 제106강좌를 가졌다. 사천지역 여러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박근혜 정권 퇴진 사천운동본부는 강연 30분 전부터 시청 대강당 로비에서 ‘MBC 망친 낙하산이 사천에서는 명사?’, ‘언론적폐 김재철 사천시민이 우습냐?!’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침묵시위를 벌였다.

박근혜 정권 퇴진 사천운동본부 관계자들이 시청 로비에서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강연에 나선 김재철 전 MBC사장은 자신의 성장기와 MBC에 입사하게 된 계기, 사장 시절 일화, 지역 친구들과의 인연 등을 언급한 뒤 현재 뮤지컬‧드라마 제작자로 활발한 활동하고 있다고 자신의 근황을 소개했다.

사천시민 인문특강에 나선 김재철 전 MBC사장.

김 사장은 이날 100여 분에 걸쳐 임진왜란과 정유재란에 얽힌 이야기를 언급하며, 이순신 장군과 왜란을 소재로 한 30부작 드라마 제작 계획을 밝혔다. 김 사장은 거북선이 최초 출전해 승리를 거둔 사천해전과 조명연합군이 전몰한 사천성 전투 등 사건을 스토리텔링해 드라마 속에 녹여 낼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를 통해 드라마 촬영지 사천을 알려 사천바다케이블카와 연계한 명소를 만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사천시를 향해 드라마 제작 예산 지원도 당부했다.

질의응답 시간에는 이순신 장군 관련 드라마 제작에 대한 기대감을 밝힌 시민과 김재철 사장 지인들의 덕담이 이어졌다. 반면, 한 시민은 “김재철 사장 이후 MBC 시청률과 신뢰도가 바닥이다. MBC를 망가지게 한 책임을 느끼느냐”고 질타했다.

이날 특강에서 김재철 전 MBC사장은 이순신 장군과 임진왜란을 소재로 한 드라마 제작 계획을 밝혔다.

김 사장은 “MBC시청률이 떨어진 것은 채널이 다양화된 이유도 있다. 하필이면 그때 사장을 했다. 두 번의 파업도 있었다. 모두 회사를 위해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었는데 생각이 달랐다. 마치 동인의 생각과 서인의 생각이 다른 것처럼...”이라며 운을 띄웠다. 이어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후배들에게 미안한 생각도 갖고 있다. 제가 마지막에 전직 노조위원장과 진주에 있던 정대균 수석부위원장도 복직시켰다. 제가 잘못한 점이 많이 있더라도 용서해주시고 앞으로 열심히 해서 씻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MBC 해직자 출신인 뉴스타파 최승호 PD와 취재진도 사천시청을 방문해 강연 전 과정을 취재했다. 뉴스타파는 김재철 사장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제작 중에 있다.

강연이 끝난 직후 최승호 PD와 뉴스타파 취재진이 김재철 전 MBC사장 인터뷰를 시도했다. MBC민영화 문제를 두고 짧게 대화를 나눴으나 인터뷰는 길게 이어지지 않았다. 행사장을 빠져나가는 김재철 전 사장을 향해 최승호 PD는 “공영방송 MBC를 다 망쳐 놓고 후배들에게 미안하지 않느냐. MBC를 이렇게 만들어 놓고 잠이 오느냐”고 따졌다. 박근혜 정권 퇴진 사천운동본부 관계자들도 피켓을 들고 항의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충돌이 발생하기도 했다.

▲ 인터뷰 시도 중인 뉴스타파 최승호 PD.
▲ 행사장을 나가는 김재철 사장 일행과 뉴스타파 취재진이 엘리베이트 앞에서 마주쳤다.

이날 현장에서 피켓 시위를 벌였던 박근혜 정권 퇴진 사천운동본부 박동주 공동대표는 “부적절한 강연회가 강행돼 실망스럽고, 김재철 씨의 개인 사업설명회 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사천시가 이용당한 것 같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번 특강을 두고, 한 시민은 “사천 출신으로 MBC사장까지 한 분이 내려와 강연한 것이 어디 쉬운 일이냐”며 “인맥과 가진 재능을 활용해 사천을 알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반면, 다른 시민은 “사천을 홍보할 것이면 사장으로 있을 때 잘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 기대했던 것보다 강연 내용이 아쉽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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