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 박정희·박근혜 대통령 찬양 일색 비난에 조치
“다방면으로 검토한 후 전시관 운영방안 결정 계획”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사천시 사남면 항공우주박물관 야외전시장에 있는 ‘대통령 전용기 전시관’을 임시 폐쇄했다. 또 전시관 안내판은 철거했다. 고 박정희 전 대통령 부부와 박근혜 대통령을 찬양하는 전시물 일색이라는 비난에 따른 조치다.

KAI 관계자는 “전시관 안내판의 사실관계가 다른 부분이 있고, 전시물 내용이 편향돼 있다는 이의제기가 있어 신속하게 검토한 결과 일단 대통령 전용기 전시관을 폐쇄조치했다”며 “우리 사회의 다양한 의견이 있는 만큼 조만간 다각도로 재검토해서 전용기만 전시할지, 아니면 전시관 내부를 새롭게 꾸며 다시 문을 열지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철거 전 항공우주박물관 '대통령 전용기 전시관' 안내판(사진=오마이뉴스)
   
▲ 항공우주박물관 '대통령 전용기 전시관' 안내판이 철거된 모습.

항공우주박물관은 KAI가 2002년 8월에 개관했고 유료 관람(성인 3000원)이다. 대통령 전용기는 2006년 9월 전시관 내부를 공개했고 박근혜 대통령 취임 후인 2015년 5월 전시관을 재구성했다.

▲ 항공우주박물관 '대통령 전용기 전시관' 내부의 박정희 전 대통령 부부 모형판(사진=오마이뉴스)

지난 12일 <오마이뉴스>는 대통령 전용기 내 전시물은 박정희 전 대통령 가족과 찬양 일색이라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박정희 전 대통령과 부인 육영수씨, 박 대통령 등 사진이 즐비하다. 박정희-육영수 부부 모형도 만들어 놓았다. 박 전 대통령과 박 대통령이 함께 서 있는 사진도 있고, 박 대통령이 2013년 7월 30일 저도 휴가 때 찍은 사진이 ‘저도의 추억’이란 설명으로 붙어 있다. 역대 대통령은 사진과 함께 이름을 적어 비행기 뒷문 옆 한 귀퉁이에 전시해 놓았다. 이와 함께 안내판 설명과 달리 박 전 대통령이 탔던 전용기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 '대통령 전용기 전시관' 출입문이 자물쇠로 잠겨 있다.

‘박근혜정권퇴진 사천운동본부’는 항공우주박물관을 운영하고 있는 KAI에 ‘대통령 전용기 전시관’ 내 전시물 철거를 요구하는 공문을 13일 보냈다.

사천운동본부는 공문을 통해 “박정희 전 대통령의 18년 독재정치는 역사적으로 올바른 검증이 필요하고, 지금 그의 딸인 박근혜 대통령은 국정농단과 입에도 담지 못할 온갖 부정부패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후퇴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깨어 있는 국민들의 노력으로 역사를 바로잡아가고 있는 과정에서 독재자를 미화하고 찬양하는 전시물은 우리 아이들에게 잘못된 역사인식을 심어주어 오히려 왜곡된 민주주의를 배우게 될 것”이라며 철거를 촉구했다.

김연화 사천진보연합 집행위원장은 KAI의 조치에 대해 “일단 KAI가 임시폐쇄 조치한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전시물이 아직 철거되지 않았고, 어떤 배경으로 그렇게 조치했는지 답변서를 받은 후 대응방향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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