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는사천] 숨결이 바람될 때

▲ 「숨결이 바람될 때」폴 칼라니티 지음 / 흐름출판 / 2016

신경외과 전문의를 앞 둔 레지던트 폴 칼라니티는 36살에 폐암 4기 판정을 받고 누구에게나 닥칠 문제인 죽음을 정면으로 응시하며 이 책을 썼다.

현대사회를 ‘피로사회’로 규정하며 국제적으로 사회적 반향을 일으킨 한병철 교수의 말처럼 스스로와 끝없이 경쟁해야 한다는 강박 속에서, 삶의 의미에 대한 탐구조차 잊은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면, 이 책을 꼭 한번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무엇이 인생을 가치 있게 하는가? 하나의 생명이 사라져 갈 때 또 다른 생명을 낳아 기른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이 책은 성장기에서 문학도를 거쳐 의사가 되기까지의 삶을 담은 1부와, 죽어가는 사람이 자기 삶의 진실을 찾으려 고민하며 써내려간 2부로 나눠져 있다. 본인이 암 진단을 받았을 때의 이야기를 프롤로그에 짧게 담아내고, 미완성 책을 에필로그로 아내 루시가 마무리하였다. 이 비극적이지만 아름다운 마지막 장에서는 가장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사람이 쓴 글에서 오는 굉장한 감정을 경험할 수 있다.

단지 환자의 투병기라든지 의사로서의 병리학적인 기록뿐 아니라 삶·죽음·직업에 대한 소명·가족·사랑과 같은 커다란 주제를 담은 문학적이고 철학적인 글이기 때문에, 어떻게 살 것인가 또 어떤 것이 인간다운 존엄한 죽음인가에 대해서 끊임없이 스스로 질문하게 한다.

이 주제를 확장해서 읽어보고 싶다면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의 심리적·육체적 변화를 설명한 ‘우리는 언젠가 죽는다(데이비드 실즈)’, 쉽게 쓰여서 원서로 읽어도 좋은‘모리와 함께한 화요일(미치 앨봄);Tuesday with Morrie’, 그리고 뇌신경 의사로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글을 쓴 올리버 색스의 책들도 함께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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