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천시가 음주문화 중 하나인 ‘실비’를 관광 상품으로 만든다고 나섰다. 실비집 브랜드화 사업에 참여한 업소에는 인증 마크와 메뉴판이 설치됐다. 시는 SNS와 모바일앱에 이어 ‘사천‧삼천포 실비’ 안내책자를 만들어 홍보에 들어갔다.

사천 실비는 마산의 통술, 통영의 다찌 만큼 유명하지는 않지만 찾는 사람이 적지 않다. 그러나 관광 상품화하기에는 부족함이 많았다. 실비집이 한 군데 모여 있지 않은데다 특히 업소마다 제공하는 안주와 가격이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실비집은 주인이 알아서 안주를 내 오고 나중에 소주와 맥주병을 세어 본 후 가격을 정한다. 실비(實費)라는 말은 저렴한 가격에 먹을 수 있는 술집이라는 데서 유래했다는 설이 유력하다.

사천지역 실비집들의 평균 가격을 보면 소주 3병 기준으로 읍면지역은 기본상차림 가격이 4만 원, 동지역(삼천포)은 5만 원이다. 안주의 수는 정해져 있지 않고 술을 많이 시킬수록 안주는 더 다양해진다. 계절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해산물 위주로 실비집마다 특색이 있다.

이번 실비집 브랜드화 사업에는 21개 업소가 참여했다. 사천지역 실비집 54곳(읍면지역 13, 동지역 41) 중 절반도 안 된다.

시는 지난 4월부터 실비업소 대표자들과 간담회를 열고 의견을 나눴다. 계속해서 논란이 된 부분은 기본 상차림을 위한 가격과 안주 가지 수였다. 시는 실비집마다 음식은 다르지만 가격과 안주 가지 수를 통일하려고 했는데 실패했다. 관광객들의 성향과 실비집 현실을 간과했기 때문이다. 음식점 홍보물을 보고 온 사람은 사진과 다르다며 투덜거리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특히 실비집 상차림이라는 게 그날 재료에 따라 달라지기 마련이다. 이런 이유 등으로 일부 실비집은 위치와 가격만 간략하게 소개하고 있다.

사천의 실비를 경험한 외지 사람들은 메뉴 구성을 바꿨으면 좋겠다고 한다. 강한 맛을 가진 음식이 먼저 나와 뒤에 먹은 부드러운 음식 맛이 별로라는 지적이다. 업소 주인의 불친절도 문제다. 오죽하면 장사를 하겠다는 사람이 저러나 싶을 정도란다. 예산을 들여 이왕 시작한 사업인 만큼 지역경제에 보탬에 될 수 있도록 더 고민할 필요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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