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국토교통부에 제출한 항공MRO 사업계획서가 반려됐다. 국토부가 꾸린 평가위원회는 KAI의 항공MRO 사업계획 검토 결과 단계별 정비기술 확보, 정비인력수급과 교육, 정비수요 확보, 재원조달 방안 등에서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KAI는 앞으로 3개월 안에 사업계획서를 보완해 다시 제출해야 한다.

국토부는 이번 평가 결과를 발표하면서 타 업체에서 제출될 사업계획서도 KAI와 동일한 절차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항공MRO단지를 한 곳에만 선정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충북도와 청주시는 다시 기회를 잡았다는 분위기다. 충북도는 국토부의 KAI 사업계획서 보완 요구 사실을 홍보까지 하고 나섰다. 국토부가 배포했던 보도자료를 충북도 자체 시스템을 통해 재배포했다. 아시아나항공의 사업포기 선언으로 청주공항MRO사업이 무산된 분위기였는데 경쟁관계인 경남도와 사천시 상황이 녹록치 않다는 것을 알리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청주시장은 즉각 MRO사업 재추진 의사를 밝혔다. 가장 큰 걸림돌인 아시아나항공의 빈자리를 다른 방법으로 채우겠다는 생각이다.

정부가 항공MRO산업 육성방안을 발표한 건 지난해 1월이다. 민간기업이 항공사가 포함된 MRO 업체를 설립하고 타당성 있는 사업계획을 수립해 제출하면 부지, 시설 등을 맞춤형으로 지원한다는 내용이다.

국토부는 그동안 세부적인 사업 추진 일정과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아 지방자치단체간 갈등만 키웠다. 사실 국토부는 사업지 선정 원칙에서 지역안배를 우선으로 하면서 청주를 염두에 두고 정부가 이 사업을 추진했다는 말이 많았다. 이번 발표에서도 청주의 사업계획서를 제출을 독려하는 듯한 분위기가 읽힌다.

국토부는 더 이상 항공MRO 사업단지 선정을 미뤄선 안 된다. 연내에 재평가한다고 했지만 언제 결정할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더 늦어진다면 소모적인 경쟁이 다시 벌어질지 모른다. KAI도 지적 사항을 잘 보완한 사업계획서를 제출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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