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면민 500여 명 골프장 입구 앞 대규모 집회 열어
대책위, 사천CC 사장 퇴진‧불법시설물 철거 촉구

집회 중인 서포면민들.

사천시 서포면 소재 사천컨트리클럽(=사천CC)이 인근 저수지에서 농업용수를 몰래 빼 썼다는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3일 오전 서포면민들이 사천CC 사장 사퇴를 촉구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관련기사: 경찰, 사천CC ‘물 도둑’ 혐의 수사>

이날 서포면민 500여 명은 오전 서포면 골프장 주변 도로를 트랙터 등 농기계와 트럭으로 행진한데 이어 오전 10시 골프장 입구에서 본격적인 집회를 시작했다.

강금용 대책위원장.

사천CC 농업용수 부정사용 규탄 대책위원회 강금용 위원장은 대회사를 통해 “우리지역에서 농민들을 우습게 알고 무시하는 일이 발생했다.”며 “사천CC 골프장이 인접한 저수지에서 농업용수를 도둑질해 골프장 잔디를 키우는데 사용한 의혹이 바로 그것”이라고 목소리 높였다.

그러면서 “이미 여러 언론에 보도됐듯이, 골프장에서 근무했던 전 직원의 제보와 문제가 되는 시기 그곳에 근무한 다른 직원들의 증언, 경찰이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는 점들을 미루어 볼 때 농업용수를 빼돌린 것은 명백한 사실이라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강 위원장은 “농사에 사용할 물을 도둑질 당한 우리 농민들은 피가 거꾸로 솟는 심정”이라며 “이번 물도둑 사건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합당한 피해보상이 이루어질 때까지 힘차게 투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호를 외치고 있는 면민들.
피켓을 든 면민들.
투쟁사를 하고 있는 김봉균 시의원.

투쟁사에 나선 김봉균 시의원은 “외구저수지 물은 멀리 하동에서 온다. 서포 땅에 물이 부족하다보니 지리산 계곡물을 35킬로미터나, 그것도 인공관로를 연결해 끌어다 채우는 저수지”라며 “이렇게 귀한 외구저수지 물을 농민들이 농사에 쓰기도 전에 빨대를 꽂아 쪽쪽 빨아 먹고 있었던 게 사천CC다. 이미 수년간 물을 무단으로 뽑아다 쓴 정황이 확인됐다. 농민을 무시한 사천CC에 본때를 보여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집회 중인 서포면민들.

이날 집회에서 서포면민들은 자유발언을 통해 사천CC 측의 상생의지 부족과 이번 사태에 대한 규탄 발언을 쏟아냈다.

이날 오전 11시께 대책위 관계자와 이장단 등 면민대표와 사천CC 측 면담이 있었으나 원론적인 입장을 확인하는데 그쳤다.

대책위는 △농업용수 무단사용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천CC 사장 사퇴 △농업용수 무단사용 불법시설물 즉각 철거 등을 골프장 측에 요구했다. 사천CC 강성일 사장은 “사천경찰서 수사가 진행 중에 있다. 수사결과가 나와 법의 심판대에 서게 되면 책임질 부분은 책임지겠다. 상생에 대해서도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장기간 대화를 나눴으나 양 측의 입장은 평행선을 달렸다. 결국 대책위는 자리를 박차고 나왔다. 이후 대책위는 마무리 집회를 자고 오후 1시50분께 해산했다. 대책위는 이번 사태가 해결될 때까지 사천CC 규탄 수위를 높여나갈 예정이라고 밝히고, 다음주 추가 집회를 예고했다.
 

서포면 소재 사천CC전경.

한편, 현재 사천경찰은 농업용수를 빼 쓴 불법 시설물 이용기간과 물 사용량 등에 초점을 맞춰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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