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선한의 영화이야기

▲ 영화포스터 ⓒ UPI코리아

서부영화가 남성들의 로망이던 시대가 있었다. 그런데 셰인, 장고, 튜니티, 석양의 건맨도 기억 속에서 사라진 이 시대에 서부영화란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 새로운 주제와 갈등 구조를 탑재하고 현대적 취향으로 치장하고 돌아오거나, B급 정서의 짜릿함으로 무장하거나 아니면 <매그니피센트 7>처럼 서부영화 특유의 남성적 낭만을 계승하거나!

<매그니피센트 7>는 정통 웨스턴 무비의 플롯을 그대로 답습한다. 복수를 통해 악인을 징벌하고 마침내 정의를 쟁취하고자 하는 7명의 The Magnificent들은 추호의 갈등도 없이 한 길을 달려간다. 갈등도 음모도 반전도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전반부는 다소 늘어지고 극적 긴장감 또한 아쉽지만 후반 총격신은 눈요깃거리로 손색이 없다. 원작인 <황야의 7인>과 황야의 7인의 모태가 된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7인의 사무라이>처럼 영화사에 족적을 남길 정도는 아니지만, 오락 영화로서의 미덕은 충분히 훌륭하다.

<매그니피센트 7>은 조미료를 치지 않은 재료 본래의 맛에 가깝다. 디테일이 부족하다 싶으면 CG로 보충하고, 규모감이 없다 싶으면 개연성 없는 대규모 몹신도 마다하지 않는 현대 스펙터클 무비에 지쳤다면 오히려 신선할 수 있다. 이런 단순함은 지루함을 동반할 수도, 묵직하게 주제를 견인할 수도 있는 양날의 검이다. 좋게 말해서 주제를 향해 달려가는 우직한 뚝심 또는 선명한 주제의식이라 하겠지만, 그러나 아무리 미화하더라도 원작과 비교하는 건 무리가 있겠다.

사족 하나. 너무 나가지 않음을 경계한다면 캐릭터의 인종 지분은 선진적이라 불러도 좋겠다. 백인이 당연시되던 역할을 흑인이나 황인이 할 수도 있는 것이 상식이다.

사족 둘. 온갖 악재에도 불구하고 동방불패처럼 부활하는 그 배우를 보면서 놀라움의 박수를 보내게 된다. 흔히 배우는 연기만 잘 하면 된다고 하지만, 우리나라 형편에서 가당키나 한가. 연예인이나 배우들에게 어떠한 관용도, 용서도 없는 도덕률을 들이대고 사정없이 난도질한다. 음주운전 한 번 잘못했다가 아직까지 복귀조차 못 하는 이들도 수두룩하지 않은가(음주운전이 괜찮다는 뜻은 결코 아니다). 사실 이 정도의 도덕률은 당연히 정치인들에게 적용해야 함이 옳다. 하지만 그들은 온갖 사기와 범법행위를 하고도 멀쩡하게 정치질(?)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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