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후면 추석이다. 견디기 힘들었던 폭염은 계절의 변화에 물러나고 조금씩 가을이 오고 있다. 어김없이 명절이 왔지만 민심은 흉흉하다. ‘경기가 나아지지 않는다’는 말은 이제 식상할 지경이다. 그러면 정치라도 나아져야 하는데 경제만큼 수렁이 깊다.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은 장관 임명은 강행되고 사드 배치를 둘러싼 국제정세는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끊이지 않고 터지는 권력형 비리사건은 실망을 넘어 좌절감을 안겨주기에 모자람이 없을 지경이다.

사천시민들은 나라 걱정보다 집안 걱정이 더 크다. 수산시장에는 반갑지 않은 콜레라 때문에 상인들의 한숨소리가 가득하다. 장기간 폭염으로 작황이 좋지 않은 과일과 채소값이 크게 올라 많이 사가지 않는다. 추석 대목이 무색하다. 민족 최대의 명절인데 경기 자체가 나쁘다 보니 손님들은 어딜가도 웬만해선 지갑을 열지 않는다.

KAI 다음으로 크다는 SPP조선은 문을 닫기 일보직전이다. 요즘 거리에서 조선소 작업복을 입은 노동자들은 눈에 띄게 줄었다. 채권단인 국책은행들은 지역경제는 아랑곳없이 자신들 손해 줄이기에만 열심이다. 사정이 이런데도 시의회는 어떤가. 그야말로 울화통이 터진다고 시민들은 말한다. 어려운 지역사정을 돌보고 민심을 달래야 할 시의원들은 제 밥 그릇 챙기기만 두 달을 넘겼다. 그래도 세비는 꼬박꼬박 챙기고 있으니 한마디로 안하무인이다. 참다참다 못한 시민들은 시의원 모두를 주민소환 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추경예산안을 제출해야 하는 사천시는 눈치만 보고 있다. 그러니 ‘시의회 해산’이라는 말이 공공연하게 나오는 게 당연하다. 

지금 어떤 시의원이 흉흉한 추석 민심에 ‘아니다’라고 할 수 있나. 오는 12일 또다시 시의회 본회의가 열린다고 한다. 마지막 기회다. 본회의 전까지 밤을 새서라도 매일 만나야 한다. 책임의식은 바라지도 않는다. 선출직이니 위기의식이라도 가져라. 이번에도 시민들의 뜻을 ‘나 몰라라’ 한다면 흉흉한 민심이 분노로 변해 시의회 자체를 뒤엎어버릴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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