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꽃으로 세상을 보는 법」이명희, 정영란 지음 / 열림원 / 2015

「인문학자와 자연과학자의 꽃으로 세상을 보는 법」은 30년 지기인 두 친구가 우리 가까이 사는 꽃과 나무에 대한 이야기를 인문학과 자연과학이라는 두 가지 스토리텔링으로 풀어낸 에세이다. 매화, 동백, 목련, 벚꽃, 산수유, 소나무, 무화과, 귀화식물 등 식물들의 생활사를 읽기 쉽게 이야기로 들려준다.

꽃으로 세상을 보는 자연과학자 정영란은 꽃이 현재의 모습을 띠게 된 경위를 진화론적인 시각으로 보면서 그들의 살아가는 방식을 통해 우리 인간의 삶의 방식을 읽어낸다. 반면 꽃으로 세상을 보는 인문학자 이명희는 꽃이나 나무에 연관된 문학이나 예술의 이미지를 통해 삶의 아픔과 허무함, 그리고 향기를 읽어낸다.

자연과학이나 인문학 모두 인간과 세상을 이해하기 위한 학문으로 보는 방향이 다를 뿐 둘의 기본은 ‘인간’이라는 공통점을 가진다.

꽃은 사람과 사람사이를 연결해주는 역할을 한다. 사랑고백에는 장미를, 축하는 좋아하고 닮은 꽃을, 떠나는 길에는 하얀 국화를 선물한다.

함께 사랑하고 다투면서 사는 숲 속 나무도, 곁을 내지 않는 독야청청 소나무도 인간이 사는 모습과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다. 사람은 태어나 죽음을 맞이하고 사랑도 왔다가 떠나가고 젊음도 세월에 업혀 지나간다.

젊음은 늙음으로 인해 더욱 귀하고 그 늙음과 죽음으로써 진정한 삶이 완성된다. 변하지 않고 떨어지지 않는 조화도 아름답지만 죽음을 내재한 살아 있는 꽃은 그림자조차 아름답다.

꽃은 자기만의 리듬에 맞춰 차례대로 피어난다
누구도 더 먼저 피겠다고 달려가지 않고
누구도 더 오래 피겠다고 집착하지 않는다
꽃은 남을 눌러 앞서 가는 것이 아니라
자기를 이겨 한 걸음씩 나아갈 뿐이다

자신이 뿌리내린 그 자리에서
자신이 타고난 그 빛깔과 향기로
꽃은 서둘지도 않고 게으르지도 않고
자기만의 최선을 다해 피어난다

꽃은 달려가지 않는다」 중에서  
                      –詩人 박노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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