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동주꼬미어린이집원장

‘보육은 가정의 책임이 아니라 국가가 함께 책임져야 한다’는 보편적 복지를 내세우며 무상보육을 실시했던 정부가 이제 ‘만 2세 미만 영유아와 부모의 애착 형성’이라는 명분을 내세우며 ‘맞춤형 보육제도’를 추진하려 한다.

하지만 이 맞춤형 보육제도는 전업주부 자녀의 어린이집 이용시간을 오전 9시~오후 3시로 축소하고, 보육료 지원을 20% 삭감하며, 종일반 보육을 맡기기 위해서는 취업증명 서류를 제출해야 한다는 문제점이 있다.

게다가 맞춤형 보육의 하원시간인 3시는 아이들이 낮잠에서 깨는 시간이라 2시 30분에 아이를 깨워 간식도 못 먹이고 보내야 한다. 이때 같은 반의 종일반 아이들은 좀 더 재워야할까? 함께 깨워야할까? 부모와의 애착 형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이런 상황을 만들었다면 종일반 아이들의 부모와 애착 형성은 누가 책임져야 하는 건지 묻고 싶다.

심지어 고용의 계급화를 자극하는 치사한 방법으로 종일반 자격을 신청해야하는 맞춤형 보육제도는 종일반을 보내기 위해 자기기술서를 작성해야 하는 전업모를 매정한 엄마로 만들며 전업모와 취업모를 편 가르고 있다.

또한 보육료 지원의 20%삭감과 일시적인 종일반 기준은 어린이집 운영에 심각한 운영난을 초래할 수 있으며 결국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보육교사의 기본급과 급간식비 등을 줄일 수밖에 없다. 보육교사의 처우가 논의되어야하는 현 시점에서 어린이집 운영난으로 고용이 불안정해진다면 질 높은 보육환경을 장담하기란 어렵고, 결국 운영이 어려운 어린이집들은 폐원의 수순을 밟게 될 것이다.

허울 좋은 맞춤형 보육제도로 전업모와 취업모를 편 가르고, 보육료를 삭감할 것이 아니라, 8시간 보육을 기준으로 추가 보육을 원할 경우는 보호자 부담금이 발생하도록 하며 그에 따른 교사에게 시간외 수당 등을 지급한다면 부모들 또한 마음 편하게 어린이집을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다. 진정한 ‘맞춤 보육’이란 어린이집을 이용하는 아이들의 발달 과정에 따라, 부모들의 요구에 따라, 교사들의 근무여건에 따라 맞추어 제도화 되어야 하는 것이다.

국가의 예산에 맞추어 무조건 시행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요즘 역주행이 유행한다하지만 보육마저 역주행을 원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정부는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이었던 국가책임보육 실현을 이행하기 위해선 맞춤형 보육제도의 시행을 전면 연기하고, 학부모 전문가,  보육현장 관계자, 정부 관계자 등이 충분한 논의를 통해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보완 후 시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런 정부의 노력만으로는 부족하다. 선열들의 얼을 계승하는데 국민적 관심과 노력이 함께 할 때, 이 세상 무엇보다 소중한 선열들의 고귀한 희생이 더욱 빛나고 우리 사회에는 희망이 넘쳐날 것이기 때문이다.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가까운 호국현충 시설물을 찾거나 우리 이웃에 사는 국가유공자를 찾아 위로와 격려를 아끼지 않는 사람들이 많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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