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천시, 인문계 고교 지역인재 교육프로그램 계획 밝혀
읍과 동지역 나눠 학원강사 출강…학교 두 곳서 주말 과외
시, “인재 유출방지 차원”…“시비 들여 사교육 조장” 비판도

▲ 지난해 사천시는 시민대토론회를 열어 동지역 인재육성 학숙관 건립에 대한 시민과 교육 관계자들의 의견을 물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토론회 패널과 시민 의견 대부분이 ‘신중론’ 또는 ‘반대’로 기울었다. 사진은 지난해 6월 시민대토론회 장면.

동지역 인재학숙 설치 등을 두고 한차례 홍역을 치렀던 사천시가 이번에는 성적 우수학생 주말반 운영계획을 밝혀, 교육계 안팎의 반응이 뜨겁다.

사천시는 지역인재 교육프로그램 운영 관련 학교 관계자 간담회를 지난 8일 시청 중회의실에서 열었다. 이날 자리에는 사천지역 인문계고교 6곳의 교장·교감단과 사천시 관계자가 참석했다.

시는 우수학생에 대한 진로, 학습, 입시전략 컨설팅으로 입시체제 대비에 나서고, 전문교육업체(학원)를 통한 수능, 내신대비 강의 및 맞춤형 집중지도로 수준 높은 교육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쉽게 말해 학교내 학원강사를 출강시켜 토요일과 일요일 각각 4시간 씩 과외 수업을 하겠다는 것. 국어, 영어, 수학 강의는 물론 면접특강, 입시컨설팅도 병행한다는 계획이다.

시는 당초 동지역 한 곳에 이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을 검토했으나, 교장단 간담회에서는 읍과 동지역 각각 1곳을 거점 학교를 정하고, 수업을 진행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이 나왔다. 사업비는 약 2억1300만 원 가량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됐다. 대상인원은 인문계 고교생 120명이며, 해당 학교 성적우수자 5~10% 범위 내에서 선발하는 것이 검토됐다.

이날 간담회에서 공립학교 측에서는 공교육 정상화나 학교시설 개선이 아닌 학교 현장에 사교육 강사를 직접적으로 들이는 것에 대해 부정적 의견을 피력했다. 반면, 사립학교 교장단에서는 적극 찬성 입장을 밝혔다. 일부 교장단은 “우수한 학생들이 타 지역으로 빠져나가는 것이 현실”이라며 “인재육성에 대한 시의 관심을 환영한다”고 전했다. 사천의 인문계 고교는 곤양고와 삼천포중앙고 2곳이 공립이며, 사천고와 삼천포고, 삼천포여자고, 용남고가 사립이다.

이번 사안을 두고 전교조 사천지회 이홍철 지회장은 “공교육 현장내에 사교육을 도입하는 것을 반대한다. 지금 방식은 몇몇 학생들을 위한 시비 지원”이라며 “과거 추진하려다 반발에 부닥쳤던 인재학숙의 편법 운영에 불과하다. 학교를 이동해 수업해야 하는 아이들의 안전문제는 어떻게 할 것인가. 애들을 지원한다는 생색만 내는 정책은 제고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교육희망 사천지회 박남희 사무국장은 “특정 소수 공부 잘하는 애들을 위해 시가 앞장서 우수반을 운영한다는 것은 교육적인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며 “시가 교육과 학교에 관심을 갖는 것은 의미가 있으나, 어떻게 지원하는가에 대해서는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9일 시의원 전체 간담회 자리에서는 일부 시의원들은 사업 실효성에 대해 우려의 뜻을 표했다. 이종범 부의장은 “교장이나 진로부장에게 물으면 필요성을 말하지, 일반 교사들에게 물어봐라. 반대입장을 밝힐 것”이라며 “타지역 사례를 면밀하게 검토하라”고 밝혔다.
 
시는 교육관계자 의견을 추가 수렴 후 세부 계획을 짤 예정이다. 이를 위해 지난 13일에도 각 학교별 진로부장 간담회를 진행했다.

시 평생학습센터 측은 “송도근 시장 읍면동 순방 당시 학생들의 학력향상 지원 목소리가 많았다”며 “그동안 학교에 대한 지원이 학교 시설에 대한 지원에 머물러 있어 아쉽다는 반응이었다. 이에 교육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해 올해 2차 추경 또는 내년 당초 예산에 예산을 편성해 지역인재 교육프로그램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이를 둘러싼 논란이 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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