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인터뷰-장규태 한국생명공학연구원장

개척연구자의 날에 만난 장규태 한국생명공학연구원장
자영고·용현면 출신…“생명연 분원 유치 못해 아쉬워”

장규태 한국생명공학연구원장.

국립 경상대학교 대학원(원장 김재원)은 5월 셋째 주를 제13회 젊은 개척연구자 주간으로 정하고, 5월 19일 오후 3시 BNIT R&D센터 2층 대회의실에서 젊은 개척연구자의 날 기념식을 가졌다. 이날 기념식의 문을 연 이는 장규태(52) 한국생명공학연구원장으로, 젊은 후학들에게 ‘바이오가 여는 미래’라는 주제로 재미난 이야기를 들려줬다.

장 원장은 경상대 낙농학과(현 동물생명과학과) 82학번 출신이다. 아울러 사천시 용현면 금구마을에서 태어나 용현초-용남중-경남자영고에서 꿈을 키운 사천사람이기도 하다. 2000년 선임연구원으로 한국생명공학연구원(줄여 생명연)에 발을 디뎠으며, 2009년엔 장기이식 실험용 미니돼지를 일본에서 들여왔다. 이 일로 그해 한국과학기자협회가 주는 ‘올해의 과학자 상’을 수상했고, 이듬해엔 과학진흥유공자 훈장을 받기도 했다. 2015년 10월에 생명연 원장으로 취임했다.

특강이 끝난 뒤 대학원장실에서 그를 만나 그의 삶과 바이오산업에 관한 이야기, 그리고 고향 사천에 관한 기억을 들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에 대한 소개
=생명연은 국내 유일의 바이오 분야 정부출연 연구원입니다. 고령화나 기후변화 등으로 발생하는 노인성 질환이나 감염병 같은 사회문제형 질병에 대응하는 원천기술 개발에 관심을 두고 있죠. 나아가 미니돼지, 미생물자원 등 바이오 인프라를 구축하고 이를 활용해 바이오경제를 견인하는 역할을 합니다.

#별명이 ‘제2의 문익점’이라던데, 어떤 연유인지
=2009년 1월에 일본에서 무균 미니돼지 5마리를 국내에 들여온 일로 붙은 별명이죠. 당시 그 돼지는 네덜란드, 독일, 미국, 영국, 일본 5개국만 보유하고 있었는데, 대단히 어렵게, 어렵게 국내로 들여온 겁니다. 그래서 그 가치를 인정받아 여러 상도 받았던 거죠.

#무균 미니돼지는 어떤 놈인지 설명을...
=괴팅겐대학에서 개발한 ‘괴팅겐계 미니 돼지’다. 다 자라도 몸무게가 60~65㎏으로 장기의 크기 등 해부생리학적으로 사람의 것과 아주 비슷한 특징이 있다. 혈통도 아주 우수해 생리대사와 사람에 이식할 수 있는 장기 생산 등의 연구에 사용되고 있다. 현재 각국에서는 무균 미니 돼지에서 생산한 장기를 인간에 이식하기에 앞서 원숭이한테 이식하는 연구가 활발하다.

#앞선 특강에서 후배들에게 책을 많이 읽으라고 권하며 ‘윤리성’과 관련 있다고 말했는데, 무슨 뜻인지
=생명을 다루는 학자들에게 윤리란 크게 두 가지 측면이 있습니다. 생명 본연의 가치와 연구 사이의 경계에 관한 것이 하나라면, 연구 과정에 오롯이 갖는 학자적 양심이 다른 하나죠. 둘 다 자신을 깊이 성찰할 수 있어야 그러기 위해선 여유가 있어야 해요. 그래서 하루 30분이라도 책을 읽으며 애써 여유를 찾으란 얘깁니다.

#고향 ‘사천’ 하면 무엇을 떠올리는지요?
=지난해 어머님이 돌아가시면서 고향마을엔 빈집만 남았습니다. 많이 허전하죠. 가끔씩 사천을 생각하면 답답하기도 합니다. 왠지 협동이나 협력이 안 되는 것 같고, 아직도 사천, 삼천포가 앙금이 있는 것 같고요.

#그럼 고향 ‘사천’을 위해 제언 한 말씀 해주시죠.
=언젠가 생명연 분원을 사천에 두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경상대가 바이오 분야에선 아주 앞선 데다 요즘 해양생물에 관한 연구가 활발해서 사천이면 분원이 들어서기에 충분하다고 봤거든요. 그런데 당시 사천의 정치지도자들이 소화를 못하더군요. 지금이라도 그런 꿈을 키워 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청소년들에겐 도전의식을 가지라고 말하고 싶어요. 사천에서 나고 자라고 공부한다고 해서 주눅들 것 없습니다. “두드리면 열린다”는 말도 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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