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상규 의원 교통사고 재구성

▲ 사고 발생 후 사천소방서 구급대원들이 현장을 수습하는 장면. (사진=사천경찰서 제공)

비 내리는 10일 아침 8시15분, 여상규 의원은 홀로 사천공항에 내렸다. 궂은 날씨와 교통정체로 김포공항에서 평소보다 비행기가 늦게 뜬 결과였다. 평소보다 20분쯤 늦은 도착이었다.

여 의원이 사천을 방문한 이유는 제21회 사천시민의 날인 이날 오전 10시 사천시문화예술회관에서 있을 기념식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제19대 국회 마지막 회기와 제20대 국회 원 구성을 앞두고 몹시 바쁜 상황이었지만 시민의 날 행사에 빠질 순 없다는 생각이 강했다. 따라서 시민의 날 기념식 참석 후 최대한 빨리 여수공항으로 이동해 서울로 올라갈 계획이었다.

여 의원이 도착할 무렵, 사천공항 정상국 지사장은 여 의원을 수행하기 위해 마중 나온 강아무개(37) 씨와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고생이 많으시죠? 그래도 의원님이 3선 뜻을 이뤘으니 얼마나 좋습니까? 축하드립니다.” 정 지사장의 말에 강 씨 역시 “고맙습니다”라며 인사를 받았다.

8시20분 남짓, 여 의원을 태운 제네시스 차량은 공항을 빠르게 빠져나갔다. 시민의 날 기념식에 앞서 조찬모임에 한 곳 참석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차량은 멀리 가지 못했다. 공항에서 1km 가량 떨어진 사천2교 앞을 지나면서 빗길에 미끄러졌고, 교량 진입 가드레일을 들이받고서야 멈췄다.

8시27분, 사천소방서에 사고가 접수되자 사남119안전센터에서 급히 출동했다. 현장에 도착한 구조대원들은 차량 밖에 누워 있는 강 씨에 대한 심폐소생술부터 시작했다. 하지만 강 씨는 호흡이 돌아올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다른 대원들은 차량 뒷좌석에 있는 여 의원에 대한 조치를 취했다. 발견 당시 여 의원은 창문 밖으로 목을 내민 상태였으나 의식이 없었다. 구조대원들은 두 사람에 대한 기본 조치를 취한 뒤 경상대학병원으로 후송했다.

여 의원은 병원에 도착하고서야 의식이 돌아왔다. 병원에서는 강 씨에 대한 심폐소생술을 다시 시도했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사망 진단을 내렸다.

여 의원 일행의 사고 소식은 시민의 날 행사장으로도 전파됐다. 송도근 시장은 기념사에 앞서 여 의원의 교통사고 소식을 전하며 쾌유를 빌었다. 이어 사천시의회 김현철 의장도 축사에 앞서 숨진 강 씨의 명복을 빌었다. 그때까지 미처 사고 소식을 접하지 못했던 행사 참석자들은 크게 술렁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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