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포일반산업단지 조성사업이 한창인 가운데 얼마 전 해당 부지 내 신축공장 착공식이 열렸다. 올해 말까지 건축을 끝내면 향후 300여 명의 신규 일자리가 만들어진다니 참으로 반가운 일이다.

반면 조금 씁쓸한 사실도 확인했다. 당초 종포산단에 입주의향을 밝혔던 일부 업체들이 분양 신청을 하지 않은 것이다. 그 이유가 다 알려지진 않았으나 사천시가 공영개발로 돌아서기 전 특수목적법인(SPC)에 참여해 스스로 산업단지를 조성하겠다고 나섰던 업체라 입맛이 더욱 쓰다.

이번 일은 두고두고 곱씹어 볼 일이다. 사천의 산, 들, 바다를 둘러보라. 파헤쳐지고 망가지고 생채기를 드러낸 곳이 한두 군데가 아니다. 개별공장용지는 물론이요 그보다 훨씬 까다로운 절차로 진행되던 일반산업단지도 끝을 못 보고 멈춘 것이 수두룩하다.

이유야 여럿이겠으나 핵심은 시행사가 개발 능력이 없어서일 테다. 이들은 경남도와 사천시 등 사업허가기관에 사업승인을 요청할 땐 돈도 충분히 있고, 심지어 실수요자도 다 확보하고 있음을 강조한다. 그러나 뚜껑을 열면 ‘허당’인 경우가 많았다.

이 과정에 일부 제조업체들까지 들러리를 서는 경우가 있다. 사천에는 공장부지가 너무 부족하다며 관련 간담회가 있을 때마다 시에 하소연하고, 때론 언론을 이용해 목소리를 높였다. 공장 지을 땅을 달라고. 아니면 다른 지자체로 간다고. 이번 경우처럼 입주예정기업들이 약속을 어기는 걸 보면 제조업체들의 이런 하소연도 ‘뻥’일 가능성이 높다.

물론 몇몇 업체의 사례를 너무 확대해석 할 필요 없다고 주장할 수도 있다. 그럼 항공국가산업단지를 보라. 지정 대상에 포함된 지 1년이 훨씬 넘어가지만 추가 소식이 감감하다. LH가 타당성조사를 한다지만 흘러나오는 얘기는 역시 수요에 대한 걱정이다. 이게 현실이다.

그럼에도 또 한쪽에선 일반산단을 조성하겠다고 하고, 허가 책임이 있는 곳에선 머리를 주억거리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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