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암마을주민과 시/업체 팽팽한 줄다리기

구암1리 마을주민들이 구계서원 앞에 모여 공장설립을 반대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경상남도문화재자료 제40호인 구계서원 근처에 공장설립 허가가 나자 마을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하지만 관련 업체와 사천시는 “법적인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17일 오전, 사천읍 구암1리 주민 50여명이 구계서원 앞에 모였다. 이들은 하나 같이 공장설립반대구호가 적힌 머리띠를 두르고 손에는 같은 내용의 피켓을 들었다.

마을사람들의 주장은 도문화재자료인 구계서원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공장설립 허가가 난 것이 문제가 많다는 것. 게다가 마을 바로 위에 공장이 들어서면 소음과 분진, 수질오염 등 피해가 발생할 것이라는 걱정을 하고 있다.

공장입주반대대책추진위원회 성무권 위원장은 “정기를 끊기 위해 일본군이 명산에 말뚝을 박는 만행과 같다”며 공장설립에 분을 토했다.

경상남도문화재자료 제40호인 구계서원 전경.

구계서원 맞은편 공장설립 예정 부지

구암1리 마을주민들이 공장설립을 반대하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는 공장설립과정에 주민동의를 충분히 구하지 않았다는 것과 둘째는 허가 과정에 검토된 사업계획서에 구계서원과 공장설립 터 사이 거리가 실제보다 멀게 적혀 있다는 것, 그리고 셋째는 마을 바로 위에 공장이 들어서면 마을환경에 나쁜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이런 지적에 시와 업체 관계자는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밝히고 있다.

공장설립 허가 이전에 주민동의를 구하는 것은 법적 강제조항이 아닌데다, 업체 관계자가 지난해부터 1년에 걸쳐 마을주민들을 설득해 왔다는 것. 그리고 공식적인 주민설명회는 주민들이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구계서원과 사업부지 사이 거리에 대해서는 “도면 표기에 오류가 있을지라도 공장터를 닦는 과정에 거리는 중요하지 않다. 다만 건축행위를 할 때는 검토 대상이 된다”라고 문화재담당 직원은 밝혔다.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낙동강유역환경청으로부터 ‘별 문제 없다’는 검토의견을 받았다”는 입장이다.

이번 논란은 선박부품제조업체인 (주)드림에이스테크(대표 김을상)가 구암리 산48-1번지 일원(일명 매미제 근처)에 공장설립계획을 추진하면서 시작됐다. 처음에는 29,673㎡를 계획했으나 사천시가 불허하자 19,984㎡로 줄여 신청해 지난 7월에 사업승인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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