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천 - 신규 주택공급 부진
진주 - 분양마다 ‘완판’ 행진
사천시 “지구 단위 개발 유도”

▲ 재건축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동금주공아파트 전경.

<뉴스사천> 보도(2016년 3월 3일자)를 통해 지난해 사천시 인구가 1000명 넘게 줄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자영업자들의 불안감이 커지는 분위기다. ‘장사가 잘 안 된다’던 막연한 불평이 구체적 수치를 통한 인구 감소를 확인하는 순간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이어진 결과다. 이 불안감을 붙잡아 주는 건 그나마 미래 경제 성장에 대한 기대심리다. 그리고 그 중심엔 항공산업이 있다.

문제는 그 기대심리에 비해 현실적 지표들은 더디게 성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 중 하나가 주택공급량이다. 요즘 신규 주택공급량의 절대 다수가 아파트나 연립주택과 같은 공동주택인 만큼 공동주택 공급량으로 미래 인구추이를 예측하거나 경제 전망까지 내놓기도 한다.

이와 관련해 사천시 인근 진주시의 변화를 살피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다. 진주는 사천과 공동으로 항공국가산단 조성을 추진하고 있고, 사천과 같이 항공우주산업을 미래 주요 먹거리산업으로 꼽고 있다. 게다가 ‘혁신도시’ 사업으로 상당한 도시 팽창을 이미 경험하고 있는 중이다. 2014년엔 3170명, 2015년엔 4185명의 인구가 늘었다. 같은 해 사천 인구가 각각 83명, 1073명 준 것과 대조적이다. 특히 지난해 사천시 인구 급감은 진주시의 공동주택 공급량 급증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게 시 관계 공무원이나 부동산업계의 공통된 분석이다.

실제로 진주의 경우 최근 수년간 평거3·4지구, 초장지구, 혁신도시 등에 아파트가 1만 가구 넘게 공급됐다. 나아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신규 공급되는 아파트 물량 거의 대부분이 분양에 성공하고 있다. 이른바 ‘완판 행진’을 계속하고 있는 것이다. 3월 22일자 경남일보 보도에 따르면, 진주지역 신규아파트 완판 행진은 지난해 3월 평거 엘크루(472가구)를 시작으로 6월 진주혁신 LH 9블록(630가구), 9월 진주혁신 라온프라이빗(422가구), 정촌 우방 아이유셀(430가구)로 이어져 왔다. 이들 신규아파트의 경우 올해 또는 내년에 입주가 가능해 사천시 인구의 추가 유출에 위협적 요인이 되고 있다.

▲ 사남면 유천리에 신축될 흥한 에르가 사천 조감도.

그렇다면 사천의 아파트 공급 현황은 어떠할까?

가장 최근에 분양에 들어간 것이 3월 2~3일 청약 접수한 ‘흥한 에르가 사천’이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인근 사남면 유천리 들어서는 635가구 규모의 아파트로 2018년 4월 입주 예정이다. 사업시행은 ㈜세종알엔디가 맡고 있다. 사천에선 오랜만의 신규 분양 아파트여서 지역민들 관심이 뜨거웠으나 실제 계약은 그에 이르지 못했다는 후문이다.
사천읍 사주리 사주체육관 인근에도 454가구 규모의 아파트가 들어선다. 시행사는 ㈜대승산업으로 지난해 말 사업승인이 났다. 허나 시공사는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다.

동지역으로 가면 지역주택조합과 재건축조합에서 추진하는 아파트가 있다. 용강동지역주택조합이 시행을 맡는 아파트는 ‘서희스타힐스’다. 전체 규모는 763가구이나 1단계로 549가구만 진행한다. 지난해 조합설립 인가를 받은데 이어 지금은 토지를 이전 받는 작업을 하고 있다. 4월말까지 토지 확보가 끝나면 주택건설사업계획승인을 시에 신청할 예정이다.
 
수년째 끌고 있는 동금주공아파트 재건축사업도 가닥을 잡고 있다. 동금주공아파트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은 지난해 총회를 열어 사업방식을 지분제에서 도급제로 바꾼 가운데 시공사로 금성백조주택을 정했다. 현재 사업계획을 시에 제출한 상태다. 재건축 규모는 지하1층·지상최고21층의 7개 동으로 총 617가구다.

이밖에 사천 관내의 크고 작은 주택사업을 살펴보면, 동지역 옛 법원 터에 ㈜코람코자산신탁이 진행 중인 119가구, 옛 법원 근처에 ㈜해창종합건설이 진행하는 48가구, 가양종합건설㈜이 동금동 97-3번지 일원에 진행하는 114가구, 대화건설㈜이 사천읍 구암리 옛 가축시장 터에 진행하는 80가구 등이다.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이거나 사업시행 절차를 밟고 있는 공동주택을 합치면 읍면지역 1245가구, 동지역 1736가구로 전체 2981가구에 달한다. 그러나 이들 중 상당수가 2년 넘게 지나야 입주가 가능해 신규 아파트 공급 물량은 당분간 극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이런 가운데 사천시는 앞으로 아파트 공급에 있어 점 단위 개발에서 지구 단위 개발 쪽으로 선회할 방침이다. 사천시 도시과 김상돈 과장은 “개별 아파트 승인을 남발하다 보면 도시 전체가 헝클어지므로 가능한 지구를 지정해 주거지역을 집적화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지구 단위 개발은 도시 인프라를 함께 갖추게 되므로 도시 성장과 발전에 유용한 측면이 있다. 그러나 상당한 비용이 들어간다는 점에서 개발 주체 찾기가 쉽지 않은 어려움이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현재 지구 단위 개발 가능지로 손에 꼽히는 곳은 사천읍 앞들지구와 사주·용당지구다. 앞들지구는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아니면 사실상 접근하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 얘기다. 규모도 규모이거니와 농업진흥지역을 주거지역으로 바꾸기 위한 해법을 찾기에 LH만한 곳이 없다는 분석이다. 항공업계의 예상대로 2030년에 매출 20조 원에 이른다고 보면 앞들지구 개발은 불가능하지 않다는 게 부동산 업계 주장이다. 항공산업에 대한 긍정적 전망 탓인지 수년째 잠잠하던 사주·용당지구도 최근 기지개를 켜고 있다. 김해의 한 업체가 개발에 관심을 보인다는 소식이다.

인구의 증가와 감소에 있어 주택 문제가 전부인 것은 아니다. 좋은 일자리, 교육환경, 문화와 복지 등 다양한 요소가 결합되어 나타난다. 다만 주거공간이 재산증식의 한 방편으로 활용되고 인식되는 것이 현실이고 보면 터부시할 수만은 없다. 인구 감소로 자영업자들의 불안감이 커지는 상황에서 지구 단위 주택공급이란 넓고 긴 호흡으로 5년, 10년 뒤 희망을 가져올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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