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총선이 27일 앞으로 다가왔다. 더욱이 후보등록 시점이 일주일밖에 안 남았음에도 새누리당이 여직 후보를 결정 못하고 있으니 답답할 노릇이다. 이유야 어떻든 여론조사를 통한 경선을 다시 한다는 소식에 유권자들은 “지친다, 지쳐”라며 탄식을 쏟아내고 있다.

역대 선거를 보면 새누리당과 그 전신인 한나라당의 지지도는 적어도 경남과 사천지역에서 만큼은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대통령이 바뀌든 말든 사천에선 늘 ‘여당’인 셈이다. 올해 들어 뉴스사천을 비롯한 각종 언론사가 진행한 여론조사를 보더라도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그러니 정한 규칙과 시스템에 따라 조금은 편하게 후보를 결정해도 되련만 온갖 분란으로 지켜보는 이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물론 그 배경을 전혀 이해 못하는 건 아니다. ‘공천=당선’이란 생각에 새누리당 후보들이 치열하게 신경전을 벌이거나 때론 거칠게 다툴 수 있는 일이다.

문제는 다툼의 질이다. 당에서 분명한 잣대를 제시하고 능력이 없거나 도덕적 결함이 있는 후보를 걸러 내고, 나머지 후보들로 경선을 해서 최종 후보를 뽑으면 될 일이다. 그런데 친박이니 비박이니 진박이니 따지며 대통령과 친하고 덜 친함이 마치 공천장 주인공을 가늠할 것처럼 이야기되고 있으니, 유권자들에게 고개를 돌리기보다 먼발치 중앙당만 오매불망 그리는 격이다.

이는 공천관리위원회를 비롯한 새누리당 중앙당 책임이 더 크다. 후보등록일이 다 될 때까지 ‘벼랑 끝 전술’로 후보들을 압박하는 지금의 모양새가 그런 비판을 사기에 충분하다.

그렇다고 후보자들이 그 책임에서 완전히 비켜날 수는 없다. 주어진 조건 속에서도 자신들이 얼마나 준비된 국회의원인지, 정책과 비전을 십분 보여줘야 함에도 그러지 못했다. 근거가 빈약한 주장을 사실인 양 언론에 흘리면서 서로를 고소고발 하겠다며 목청을 높였다. 그런 와중에 여론조사 응답 요구 메시지만 사방에 흩뿌렸다. 유권자들은 지금 지쳐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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