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의회 건설소방위 사천 현장방문때 도의원-송시장 충돌
"도의원 모욕 무시 발언" VS "무소속 단체장 길들이기" 논란
MRO 결의안 부결 이어 사천시 배정 예산 무더기 삭감 시도

 

▲ 사천시에 배정될 내년도 도비 예산이 대규모 삭감 위기에 처했다. (사진=뉴스사천 자료사진)

‘항공MRO 사천 유치를 위한 대정부 건의안’이 지난달 30일 도의회 본회의에서 부결됐다. 3일 도의회 상임위 내년도 예산안 예비심사에서 일부 도의원들은 MRO예산 삭감을 시도했다. 다행히 경남도와 사천지역 도의원들의 노력으로 항공MRO예산 26억 원은 원안 통과됐다. 하지만 다른 사천시 배정 내년도 도비 예산의 경우 무더기 삭감 위기에 처해 있다. 도의회에서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일까.

지난 11월 30일 경남도의회 본회의에 MRO 사천 유치 건의안이 상정되자, 천영기(새누리당·통영2) 의원이 심의 보류를 요청했다. 천영기 의원은 “항공MRO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자치단체장(사천시장)이 이 사업을 유치하기 위한 의지가 얼마나 있는 지 의심이 간다”며 “결의안이 통과된다고 해서 사천에 항공MRO 준다는 보장도 없다. 이번 기회는 (결의안을) 보류해 달라”고 주장했다.

결의안을 발의했던 박정열(새누리당‧사천1) 의원은 “항공MRO는 사천시 만의 일이 아니다. 경남과 충북, 인천이 경쟁하는 것이다. 전자에 어떤 일이 있었던 간에 그 일은 그 일이고 유치전에서 지면 우리 의회가 자충수 두는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MRO 결의안은 찬성 12명, 반대 0명, 기권 27명으로, 찬성이 과반을 넘지 않아 부결됐다. 반대표가 없었음에도 결의안이 부결되면서 이번 회기에 다시 상정할 수 없게 된 것.

지난 11월 30일 본회의서 언급된 ‘전자의 일’은 지난 11월 4일 사천에서 벌어졌다. 당시 도의회 건설소방위는 행정사무감사의 일환으로 사천시 용현면 종포일반산단 조성 현장을 방문했다.

이날 부시장과 실무 과장들이 해외출장인 관계로, 송도근 시장이 직접 항공산업 관련 현황 등을 브리핑했다. 당시 항공MRO 예산 도비 지원 관계로 실랑이가 이어지면서 고성이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사천시 등에 따르면, MRO문제로 대화를 주고받던 중 한 도의원이 “도지사가 사업을 한다고 해도, 심의는 도의회가 한다. 도비를 지원 안하면 시비로 할 것이냐”고 묻자, 송 시장이 “도비를 주지 않을 것이면 그것을 왜 묻냐”고 응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도의원이 “왜 물을 자격없나. 내가 도의원인데”라고 하자, 송 시장은 “일개 도의원이 시장에게 할 말이냐”고 따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자 건설소방위 소속 도의원들은 현장을 박차고 나갔다.

이 사건 이후 일부 도의원들은 송 시장의 발언이 "도의회 무시이자 모욕 발언"이라는 반응을 언론에 흘렸다. 반면, 이 소식을 전해들은 사천지역 일부 인사들은 “무소속 시장 길들이기 아니냐”며 “감정적으로 사천시 배정 예산들을 삭감한다면, 사천시민들을 무시하는 행위”라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한 사천시 공무원은 "모 도의원이 '송 시장과 우리는 색깔이 틀리다'고 발언하는 등 긴장감이 감돌았다"며 "송 시장이 이유없이 격한 발언을 한 것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번 일로 경남도 역시 비상이 걸렸다. MRO 관련 소동이 정부 결정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본 것. 사태 수습을 위해 송도근 시장과 간부공무원들이 3일 경남도를 방문해 홍준표 도지사 등을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박정열(새누리당·사천1) 의원은  “송 시장도 오늘 창원까지 와서 의원들에게 직접 사과했다. 소동 끝에 항공 MRO예산은 지켜냈지만 의원들이 사천시 다른 예산을 삭감하려 하고 있다. 박동식 의원과 함께 최선을 다해 삭감 시도를 막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박동식(새누리당·사천2) 의원은 “사천시 배정 예산 삭감 저지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결국 오는 9일 예결특위 계수조정까지 가봐야 최종적인 상황을 알 수 있다. 두 사람의 힘만으로는 힘들다. 동료 의원들을 설득하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건설소방위 소관 도시교통국·서부권개발본부·재난안전건설본부의 경우 신수도·늑도 개발, 각종 도로 확·포장, 도시계획도로 정비, 마을 만들기, 사천공항 지원 등과 관련한 예산이 사천시에 배정돼 있다. 도의회 건설소방위 예비심사는 4일까지 계속된다. 오는 7일부터 9일까지 열리는 경남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도 사천시 예산 삭감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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