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세의 그림들]사실주의와 자연주의의 절묘한 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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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세의 그림들]사실주의와 자연주의의 절묘한 조합
  • 김준식 객원기자
  • 승인 2015.11.26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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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르메르의 “일꾼의 품삯 계산 (La Payé des moissonneurs 1882)”

일꾼의 품삯 계산 (La Payé des moissonneurs 1882)
저녁 무렵 거대한 낮을 어깨에 걸치고 있는 중년의 농부는 일에 지친 듯 몹시 엄숙하고 동시에 처연한 자세로 앉아있다. 클로그(Clog)(나막신)를 신은 그의 모습은 성자의 모습을 닮아있다. 농가 한 켠, 공터에서 오늘 한 일에 대한 품삯을 받는 젖먹이가 딸린 아낙이 어쩌면 그의 아내와 아들인지도 모른다. 그의 모습은 비슷한 분위기의 르파주(Jules Bastien-Lepage)가 그린 건초 만들기에서 등장하는 아낙의 모습과는 사뭇 달라 보인다. 체념과 비감이 교차하는 그의 모습을 화가는 매우 객관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자연주의와 사실주의의 절묘한 조합을 보이는 이 그림은 Léon Augustin Lhermitte(레옹 오규스탱 레르미르 1844-1925)의 작품, La Payé des moissonneurs(일꾼의 품삯 계산)이다. 레르미르는 파리 북부 Mont-Saint-Père(몽셍페레) 출신으로 사실주의 작가로 분류되는 화가이다. 초등학교 교사였던 아버지는 레르미르가 미술에 소질을 보이자 일찍부터 화가 수업을 받게 했다. 레르미르는 이러한 아버지의 격려로 École nationale supérieure des arts décoratifs de Paris(국립 파리 장식 예술 학교)에서 Lecoq de Boisbaudran(르 꼬그 데 보아보드랭)의 지도하에 미술 수업을 받고 1864년 (20세 되던 해) 파리 살롱에서 화가로 데뷔하게 된다.

그의 작품은 화가 스스로 밝히듯이 밀레(Jean-François Millet)에 대한 영향을 부정할 수 없다. 이 작품 또한 그러한 범주에 있는 작품으로서 밀레와 동시대에 살았지만 밀레가 속한 화풍과는 달리 매우 세밀한 기법으로 사실의 묘사에 중점을 두고 있다. 농부가 허리 춤에 차고 있는 항아리는 일종의 물통이나 간식 통인데 주둥이와 또 하나의 고리에 줄을 묶어 이쪽 어깨에서 대각선으로 반대 쪽 허리에 매달려 있다. 당시 농부들의 쉴 틈 없는 노동 상황을 반영하는 소품이다.

레르메르는 1900년 파리 만국 박람회에 그림을 전시하면서 전국적인 명성을 얻게 된다. 특히 이 그림에 대하여 동 시대의 또 다른 화가 Vincent van Gogh(빈센트 반 고흐)가 다음과 같은 글을 그의 동생 테오에게 보낸 편지에 썼다. “Le Monde Illustré(르 몽드 일러스퉤)라는 신문에 실린 레르메르의 이 그림(La Payé des moissonneurs)은 나에게 표현 할 수 없는 기쁨을 주어 나도 모르게 그를 따르고 싶어진다. 지난 몇 년 동안 레르메르의 그림 중 단연 최고의 작품이며 이 그림에 마음을 뺏겨 저녁 내내 이 그림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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