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단체 중심 사천촛불문화제 열려.. 일반시민은 ‘별로’

6월항쟁 22돌을 맞아 10일 사천에서도 민주주의 회복을 염원하는 촛불문화제가 열렸다.
6월항쟁 22돌을 맞아 ‘민주주의 회복’이 사회의 큰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전국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된 촛불문화제가 사천에서도 열렸다.

‘6월항쟁 계승! 민주회복! MB악법 저지!’를 주제로 내 건 사천촛불문화제는 삼천포농협 앞에서 저녁7시30분에 시작됐다. 참가 인원은 100여 명.

사천진보연합 이상헌 집행위원장 사회로 시작된 이날 행사는 사천여성회 권진이씨의 추모글낭송, 문화사랑 새터와 노래패 맥박의 문화공연, 그리고 노 전 대통령 서거 과련 동영상, 스스로 목숨을 끊은 대한통운 노동자 박종태씨 동영상, 87년 6월항쟁 동영상 상영으로 꾸며졌다.

촛불문화제는 문화공연과 영상물 상영 그리고 시민들의 시국발언으로 채워졌다.
문화공연 사이사이에 참가자들의 시국발언도 이어졌다. 사천지역자활센터 최인태 센터장은 최근 일자리 창출 차원으로 진행되는 ‘희망근로’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복지의 후퇴”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전 정부와 달리 현 정부 들어 저소득층에게 특히 아픔을 주고 있다. 이것이 민주주의의 후퇴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라고 말했다.

또 민주노총 경남도본부 김백수 부본부장은 ‘민주주의는 피를 먹고 자란다’는 말에 동의할 수 없음을 강조했다.

“왜 아까운 목숨을 던져야 민주주의가 발전할 수 있나. 사람과 사람이 연대하고 모여서 함께 외치면 되는 것 아닌가. 민주주의를 회복하고 발전시키는 일에 민주노총도 앞장서겠다.”

전교조 김성혜 사천지회장은 “애들은 애들대로 선생은 선생대로 시간이 어떻게 지나가는지 모르겠다”고 한 뒤 “무한경쟁에 내몰려 좋은 대학만 바라보고 살아가는 현실이 안타깝다”며 정부의 교육정책을 비판했다.

이날 시국발언 중인 김백수 부본부장, 최인태 자활센터장, 김성혜 사천지회장.
촛불문화제에는 정당 관계자도 참석했다. 민노당 김동수 사천지역위원장은 “1% 부자만을 위하는 나라가 민주공화국 맞느냐”고 물었다. 민주당 조익래 사천지역위원장은 “많은 사람과 함께 할 수 있어서 좋다”면서 지역에서의 더 큰 역할을 약속했다.

6월항쟁계승/민주회복사천준비위원회 이름으로 진행된 이날 촛불문화제는 9시30분께 큰 탈 없이 끝났다. 촛불문화제가 진행되는 동안 경찰은 사복차림의 경찰관 몇 명만 근처에서 행사를 지켜볼 뿐이었다.

촛불문화제에 참가한 시민들은 현 정부 들어 민주주의가 크게 훼손되고 있음을 성토했다.
한편 행사를 주관한 민주회복사천준비위는 “행사 참여 인원이 예상보다 적다”며 아쉬워하는 눈치였다. 용산참사, 전직 대통령의 자살, 대량 해고사태, 국정운영 불만 등으로 인해 더 많은 시민들이 촛불문화제에 참석할 것으로 기대했으나 참가자가 평상 수준으로 머문 데 따른 것이다.

이와 관련해 한 참가자는 “이번에야말로 일반 시민들이 다양하게 모이겠거니 생각했는데 늘 보던 얼굴들뿐이어서 아쉽다. 민주니 진보니 외치기에 앞서 우리 스스로 어떤 문제가 있는지도 꼼꼼히 짚어봐야 할 때인 것 같다”라고 말하며 씁쓸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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