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가 지난 3일 경남도청 서부청사 기공식을 갖고 ‘서부시대 개막’을 선언했다. 서부청사가 들어서는 진주시 주민들로서는 크게 반길 일이다. 도청 소재지를 뺏기고 100년 가까이 소외 받아 왔다는 푸념도 이젠 조금이나 떨어낼 수 있겠다.

진주시와 가까이 있는 사천시민들로서도 싫지 않은 일이다. 내년 1월 1일 사부청사가 문을 열면 서부권개발본부, 농정국, 환경국 등 3개 실국과 3개 직속기관, 4개 사업소가 사천 가까이 온다. 시민들이 관련 업무를 보기에 편리해지는 것은 당연지사다.

나아가 경남도의 주장처럼, 이를 계기로 서부경남이 낙후성에서 벗어나는 계기가 된다면 사천시민은 물론 서부경남 도민들이 함께 반길 일이다.

그러나 문제는 서부경남 공공의료를 책임지던 진주의료원이 영영 사라지게 됐다는 점이다. 서부청사 기공식으로 축포를 쏘던 그때, 행사장 한쪽에선 공공의료 사망 선고에 항의하는 도민들이 108배로 눈물을 삼켰다는 점이다. 이들은 주민투표로서 진주의료원 폐업 여부를 결정하자고 주장해 왔다.

홍준표 지사는 이들의 주장에 온갖 색깔을 덧씌우며 귀를 닫았지만, 따지고 보면 그들의 주장은 충분히 일리 있었다. 홍 지사가 주장한 만큼 진주의료원 적자가 심각하지 않았고, 노조는 귀족노조가 아니었으며, 서민들에게 있어 의료원의 역할은 더 없이 컸다. 어쩌면 진주의료원의 묻을 닫은 타당성 있는 이유를 하나라도 찾기가 힘들 정도다.

진주의료원 흔적을 없애고 서부청사를 짓는 공사가 한창인 마당에 지나간 시시비비를 떠올려 무슨 소용이냐고 비판할 수 있겠다. 그러나 따져야 한다. 진주의료원은 사라져도 서부경남 공공의료를 책임질 새 의료기관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름이 산청의료원이면 어떻고 함양의료원이면 어떤가. 공공의료기관은 가난한 자들에게 꼭 필요한 동시에 의료재난 시 반드시 필요한 시설임이 메르스 파동을 겪으며 드러났다.

사천은 사통팔달 교통이 발달해 서부경남 어디서나 접근하기 좋다. 사천읍의 경우 진주에 비하면 의료시설이 턱없이 부족하다. 도시 성장 가능성도 매우 크다. 도립의료원이라면 시민들도 반길 것이다. 경남도의 도립사천의료원 설립계획 발표를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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